내부의 적(1)

최근 친애하는 레라 네자트의 저작1)을 필두로 하여 돌파 사건 이전 기스제라이와 기스양키 간의 전쟁에 대한 연구가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이들 연구의 대부분은 두 종족 간의 전쟁에 일리시드와 바테주가 어떻게 개입을 했는지를 중점적으로 다루었는데, 필자는 시각을 전환하여 양 종족 내에서 전쟁이 확산되도록 부추긴 이들에 대해 새롭게 밝혀보고자 한다.

이번 조사에는 지난번 카누메아스를 도운2) 저스'아룬'둔 수도원 출신 익명의 기스제라이의 제보가 바탕이 되었음을 밝히며, 자칫 종족의 과오로 비춰질 수 있는 일을 또 다시 용기있게 고백한 그에게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

지금부터 공개하는 자료는 그가 제공한 수도원 내부의 자료이며, 그 중 문제가 될 수 있는 민감한 사항은 합의를 통해 삭제하였으니 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미리 양해를 구하고 싶다.

증오의 전쟁' 의 진상 보고서

<전략>…그 1년 동안 우리가 치룬 전쟁의 원인 중 상당수가 조작되었거나 왜곡되었음을 발견한 우리 조사관(Inquisitor)들은 철저한 정보 수집을 통하여 제 3의 세력이 양 종족간 대립 초기에 인위적인 개입을 한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다…<후략>

이들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레라 라자트의 라크마돈을 쫓아라에서 이미 상세하게 나와 있으니 더 이상의 언급은 생략하기로 한다.

필자가 주목하고 싶은 부문은 그 다음 부분이다.

<전략>…놀라운 것은, 이러한 전쟁의 발단에 대해 우리를 이끄는 지도자급 인물 중 일부가 이러한 의혹에 대해 묵살하거나, 심지어는 증거 은폐를 시도하려는 정황을 포착할 수 있었다. 이들은 전쟁 간 신중론을 제기하는 형제들을 종족의 반역자라고 매도하고, 죽이며 이 무익한 싸움에 더 많은 동포들의 피가 흐르도록 부추겼다… <중략>…그들의 행적을 포착한 결과, 그들 중 일부가 '외부세력'과 은밀히 결탁하였다는 증거를 확보할 수 있었다.

이들은 기스제라이 사이에서 영웅으로 알려져 있고, 살아있는 이들 중 일부는 여전히 명망이 높기 때문에 커다란 파문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실명 공개는 하지 않겠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전혀 예상치 못했던, 그러나 결코 그냥 묻어 버릴 수 없는 이름을 발견했다.

자라시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