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uth – 2

                                    돌파 사건(The Breakthrough)의 진상에 대한 보고서’ - 공개 파일 2.

한 기스제라이의 비밀스런 증언이 있었다. 필자가 직접 정신없는 Limbo를 다녀온 직후 준-차원(Demiplane) '책들의 숲(Forest of Bookshelf)'에서 다른 자료 정리를 하던 중에 도제 베니트(Venite)가 내 서재로 들어와 왠 기즈제라이가 나를 찾는다고 알려왔다. 혹여 뭔가 대단한 정보가 있지 않을까 싶어 급히 달려가서 보니 예상대로 저스’아드’룬(Zerth’Ad’lun) 수도원의 누군가가 와있었다. 이 준-차원으로 오는 입구를 찾기 힘들지는 않지만 아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상당히 고생한 모양이였다.

그는 자신의 모습과 이름을 숨긴 채로 대화하기를 청했다.

? : “당신이 모르는 것이 있소. 다른 이들에게서 들은 것은 한없이 거짓에 가까운 것이라는 점이오.”

K : “그게 무슨 말입니까.”

? : “나는 ‘그들’이 그 주변의 혼돈이 되어 버리는 것을 원치 않았소. 그것이 두려운 것이였소. 때문에 진실을 거짓으로 덮어버린 것이오.”

K : “무엇에 대한 진실을 거짓으로 덮은 것입니까? 제가 조사하는 것과 관련 있는지요.”

? : “그보다 진실이 옳은 것인지 거짓이 옳은 것인지를 판단해야 할 것이오. 만약 진실이 보다 나쁜 상황으로 만드는 결과를 가져온다면 덮는 것이 옳은 것인지, 아니면 진실 을 빛 앞에 내보이는 것이 옳은지에 대해서 말이오. 그런 모순적인 갈등을 내가 가지고 있는 이상 난 자신을 완성시키지 못한 것이오1).”

K : “무엇의 옳고 그름은 각자의 평균 잣대입니다. 선의의 거짓도 존재할 수 있고 혹은 정의의 이름으로라는 많은 악행도 존재합니다. 수많은 모순적인 상황이 불러오는 것들은 많은 것들을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결국엔 그 기준은 자기 자신에게 있는 것이고 어떻게 인식하고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자신’이 완성 되는 것이죠. 모순이라 함도 역시 자신의 관점입니다. 그건 결국 ‘자기 자신은 존재하고 있다’라는 증거가 되는 것입니다.”

? : “… 그럼 그 모순을 이 곳에서 풀어보겠소. 자라시에(Za’raci’e)의 죽음은 예정된 것이였소. 수도원의 최고 센세이가 될 수는 있었으나, 자신을 찾지 못하는 자가 다른 사람들의 자신을 찾아줄 수 있게 도와주지는 못할 것이오.”

K : “그래서 마라켄이 그를 죽인 것입니까?”

? : “아니오. 마라켄은 그 사실은 알고 있었으나 그런 극단적 방법으로 실행에 옮길 생각은 전혀 없었소.”

K : “그럼 전혀 다른 사람이 죽인 것인데. 마라켄이 그 누명을 쓴 것입니까?”

? : “그렇진 않소. 나는 우연히 그 때 당신이 찾고 있는 두 사람 중에 한 사람인 라이잔을 그 수도원에서 목격했소. 그리고 그 수도원에서 그 기스양키가 ‘자신을 잃 어버린’ 기스제라이를 죽이는 것을 보았소. 그 때 마라켄도 같이 있었소. 그를 죽이고 난 직후. 두 사람은 나를 발견 했고. 마라켄은 자신이 죽인 것으로 해달라는 간청을 하였소.”

K : “그러나 살인한 도구는 마라켄의 카마였고, 그가 죽이지 않았다는 어떤 증거도 없습니다.”

그리고 나는 그의 품속에서 그의 카마 대신에 잘 벼린 단검 하나를 꺼냈다. 재질은 Abyssal Bloodiron2)으로 만든.

? : “이 것이 사용했던 것이오. 후에 마라켄의 카마는 마라켄 스스로가 확실히 하기 위해 자신의 것으로 바꾸어 놓은 것이오.”

K : “왜 이제서야 말을 꺼낸 것입니까?”

? : “나 스스로도 아직 나 자신을 깨닫지 못하는데 다른 이들에게 그 사이에 혼돈을 심어줄 수는 없는 것이오. 그렇기에 이 모순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오.”

K : “그런데 왜 이 일을 저에게 알려주는 것입니까?”

? : “첫 번째 이유는 간단하오. 내 자신이 일어나서 나에게 이 모순을 원점으로 돌리라고 외치고 있었소. 두 번째 이유는 이 모순이기에 이해를 가장 잘 할 수 있는 종족인 인간이고 마지막 이유는 당신의 답이 내 확신의 안정을 주었기 때문이요.”

즉, 저스’아드’룬 수도원의 자라시에를 죽인 것은 마라켄이 아니라는 것. 라시에를 죽인 진짜 범인은 라이잔으로 자신이 직접 그 살해 현장을 목격했으며 그를 죽인 무기가 마라켄의 것이 아니라 라이잔의 것이라는 증거로 단검을 보여주었다. 이 기스제라이는 처음에는 저스’아드’룬 수도원의 혼란을 막고자 숨겨왔으나 마라켄의 누명을 벗을 수 있게 도와달라는 의미로 가장 믿을만하다고 생각되는 필자에게 와서 이 고백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증거로 필자에게 그의 방에서 발견한 기스제라이 마라켄의 보관함 열쇠와 그 위치를 알려 주었다. 아직 열어보지는 못했다며 필자에게 열어보라고 권했다. .

증거품 : 라이잔의 것로 추정되는 Abyssal Bloodiron 재질의 보통 크기의 마법 단검. 개인용 보관함 열쇠.

1) 기스제라이에 있어 자신을 찾는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 이유는 Limbo에서 혼돈의 물질 속의 희생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무의식의 힘이 필요하고 그런 수련이 '자신을 찾는다'라는 사상으로 이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2) Infinite Layers of the Abyss(줄여서 Abyss)에서 '만들어지는' 금속으로 혈액과 금속성 미네랄의 혼합물을 침전시켜 저온에서 만든 금속. 평소에는 검은색이나 혈액에 닿으면 붉게 변한다. 일반적인 금속보다 훨씬 더 날카롭게 제조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