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했거나 죽었거나 (2) (미완)

필자가 말했거나 죽었거나 (1)에서 언급한 이래 라이잔마라켄의 맹세의 근원을 찾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나 이는 쉬운 게 아니었다. 우선 확실한 이야기를 아무에게도 들을 수 없다는 게 제일 문제였다. 본인들이야 그렇다 쳐도 맹세 자체가 어떤 목격자가 없었을 가능성이 크니까. 1)

일단, 그나마 그 당시 가장 가까웠던 증인, 속칭 증언자 S를 찾기 위해 타리어스 밋헬을 찾아갔다.

“아이구 모이신 여사님 어서 오십쇼.

으으음. S의 진짜 신분 말입니까? 그건 좀…그런 걸 밝히면 익명으로 쓴 의의가 없지 않습니까. 핫핫..

아니 잘못했습니다. 제발..(중략)..

그런데 그걸 밝힌다 해도 곤란한 것이, 그 S란 자. 제가 이것을 출판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죽었습니다.

예, 살해당했지요. 시체조차 저 마계로 버려뒀나 보더군요. 거짓말 아닙니다.

네? 제가 알려준 적 있냐고요? 아뇨, 그럴리가요..”

유감스럽게도 그는 정중한 이야기 끝에 저런 식으로 말을 했다. 그 S가 죽은 이유에는, 아무래도 타리어스 밋헬의 출판이 관여된, 즉 그 일을 알고 있었던 자였을 가능성이 제일 크다고 보지만 지금 주제와는 큰 관련이 없으므로 이후 다루겠다.

아무튼, 이걸로 하나의 출처가 끊겼으나 운이 좋게도 또 다른 흔적을 찾을 가능성이 생겼다. 모든 맹세는 그 증인을 두게 된다. 설사 단지 두 사람만의 맹세였다 하더라도 그것을 지켜보는 존재는 있었을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기스들은 믿는 신이 존재하지 않기에 그 신에 빌었을 가능성은 없으며, 그들이 사는 곳은 아스트랄 플레인이기도 하다. (덧붙여서, 설사 그걸 알게 된 신이 있다고 하더라도 필자는 종족 차별을 받는 몸이라서 쉽게 협조받기도 어렵다.)

그러나 신들은 끈질기게도 어디서든 뭔가 지켜보기 마련. 아스트랄 플레인에 존재하는 신들의 유체 덕분에 하나의 힌트를 갖게 되었다. '죽어가는' 이름없는 Nameless 신을 모시는 어느 자를 만나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2)

1) 필자의 세 사람이었다?에서 말했듯이 친한 친구조차 몰랐다면 그랬을 가능성이 더욱 높다. 이들이 맹세라는 것에 어떤 증인을 내세우지 않았다면 말이지만
2) 튜나리스 역시 이런 신들의 사체 위에 지어진 도시이다. 한편, 이 신의 사체가 정말 완전히 죽은 건지 아니면 이렇게 모실 수 있는 건지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긴 한데 현재로서는 '경우에 따라 다르다'라는 게 정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