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의 여검사

작성자: 타퀄름

세상에 대해서 공부하다보면 기존의 통념과 충돌하는 예외에 어김없이 부딪히게 된다. 이런 예외를 포함시켜서 새로운 이해의 틀을 만드는 것이 바로 학습이요, 학문인 것이다. 역사학에 있어서도 그것은 마찬가지 문제로, 일반적인 이론과 설명체계를 이룩한 뒤에, 예외사항들을 어떻게 그 설명체계 안으로 집어넣을 것인가가 중요한 이슈가 된다.

기스양키, 기스제라이 두 종족간의 협력은 불가능하다는 역사학적 일반론에 대해서도 유명한 예외가 있다. 바로 기스양키 나이트 라이잔. 기스제라이 몽크 마라켄과 우정을 나눴다고 한다. 나는 역사학자로서 이 예외를 이해해 일반론적 설명체계에 통합시키기 위해 오랫동안 연구해왔다. 다음에 소개할 것은 그런 노력의 결과로 발굴된 사료이다. 30년전 시길에 머물렀던 위대한 일리시드 영웅 울리사리드 수끌리어가 일륵꿀 렘(Ilkkool Rrem)의 도서관에 남긴 기록이다.

'라이잔'이라는 이름은 일반적으로 기스양키들 사이에서는 남자들이 사용하는 이름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저 기스양키 나이트 라이잔은 여성이었음이 이 글에서 드러난다.

(전략)…시길에서 기스들을 만나는 건 당연히 예상한 일이었지만, 기스들이 그 정도로 무모하게 공격해오리라고는 미처 상상하지 못했다. 우연히 마주친 한 무리의 기스제라이들이 다짜고짜 우리들을 공격해왔다. 아마도 우리들을 쉽게 제압할 수 있으리라 여겼던 것 같다. 하지만, 그들은 위대한 울리사리드인 나 수끌리어의 능력을 과소평가했고, 결국 대부분이 제압당하고 만다.

그런데 이 때 놀랍게도, 우리 뒤를 계속 미행하던 기스양키 여검사 하나가 이들의 상당수를 잽싸게 구출해서 달아났다. 우린 오래전부터 그녀가 미행해오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내버려두었다. 이미 알고 있는 상대는 무서울 것이 없는 법이고, 시길에서 선제공격을 해서 좋을 것은 없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아마도 우리가 알았던 것도 충분치 않았던 것 같다. 기스양키가 기스제라이를 구출하다니. 우리가 눈 앞에 없다면 바로 서로 죽을 둥 살둥 싸울 녀석들이 말이다.

나는 부하들을 시켜 그 여검사에 대해 조사하게 했다. 조사는 생각보다 혼란스러웠는데, 알고보니 그 여검사가 통상적으로 기스양키 남성들이 쓰는 이름을 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여검사의 이름은 라이잔. 인간으로 치자면 여자 이름을 철수로 짓는 웃기는 짓 때문에 조사가 늦어졌다고 생각하니 화가 치밀어올랐다. … (후략)

댓글

로키, %2007/%08/%22 %12:%Aug:

라이잔이 여자였다는 결론에 대해 기사를 인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