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길의 날(편집 중)

준차원(Demiplane) '책들의 숲(Forest of Bookshelf)'에는 2명의 인간과 1명의 Mithral 덩어리가 살고 있다. 한 명은 나 카누메아스 라우크세스(Khanumeas Lauxes)이고, 또 한명은 베니트(Venite)로 내 인생에 있어 첫번째로 생긴 도제'님'이다. 본인보다 나이가 10~15세 정도 더 많다. 어떻게 생각해보면 나처럼 새파란 놈에게 쉽게 머리를 숙일 수 있는지 대단하다고 느낄 뿐. 때문에 본인 역시 서로 부를 때는 존댓말을 사용한다. 그 다음이 MG-1. 본인이 Golem을 만드는 것이 한 두번은 아니지만. 이 Mithal Golem처럼 애정이 가는 녀석은 없다. 빠르기도 빠르기지만 무려 내가 개발한'자동 도서 검색 시스템'을 도입한 녀석이라는 것. Sigil에서 날 따라가서 힘 좀 쓰는 잡역을 대신 해주는 등 고마운 녀석. 생각해보라. 나도 나지만 그렇다고 베니트 씨의 그 서서히 가늘어지는 뼈대에 기댈수는 없지 않은가.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아침에 Alarm 주문과 도제의 등쌀에 일어났다.

밥을 먹고 어제 쓰던 'Lemure도 쉽게 읽는 차원학 개론'을 마저 퇴고를 하기 시작했다.

베니트 씨가 갈색의 기묘한 차를 가지고 왔다. 맛이 쓰다. 하지만 향이 좋다.

돌파 사건(The Breakthrough)의 진상에 대한 보고서 - 공개 파일을 다시 작성.

Order of the Book에 보낼 새로 개발/발견된 주문 스크롤 작성/배송.

MG-1 이 또 말썽이다. 어제 새로 들여놓은 책을 쌓으라고 한게 겨우 살려놓은 Canath Tree1)의 싹을 밟아버렸다.

그리고 지금 일기를 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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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무려 십 몇년 만에 쓰는 일기이다보니 손에 잡히지 않는다. 그냥 되려 일기장을 덮어버렸다. 바람이나 쐬고나서 해야할 듯. 나도 언제부터 일기를 쓰자고 마음 먹었는지 알 수 없다. 'Citadel of Regulation'에 가면 아직도 결과가 안나왔다고 다른 '경쟁자'들 보다 속도 좀 내보라는 말이나 들을 것이고, 'City of Union'의 Order of the Book에 가봐야 손뼈만 남은 아줌마가 밀린 일이 급하냐 새로 개발한 주문의 맛을 보는건 어떻느냐고 할 게 뻔할 것이다. 이도 저도 마음에 안들어 Sigil로 Gate를 열었다. 내 준차원엔 MG-1과 도제 베니트 뿐이지만 그 둘만 하더라도 어떤 누구보다 꿇리지 않을 것이다. 어쩄든 필요한건 없느냐며 그에게 되묻고 확인을 하고 다시 나갔다. 먹을 것은 알아서 사오라니… 스승에게 너무 함부로 하는군.

내 나이는 겉으로는 30세로 보일 것이다. 그러나 그건 장수를 하므로서 어쩌다 얻어진 미덕일 뿐. 실제의 물질계의 시간 가는 나이로 따진다면 몇백년 되리라 본다. 중간 중간에 이름을 바꾼 것도 꽤 되니까. 이제는 내가 어떤 물질계에서 온 청년이였는지도 기억이 안난다. 처음 다른 차원에 발을 딛을 때 본 '새로운 세계에 대한 호기심'은 나에게 여태껏 이 자리에 서주게 해준 최고의 공신. 아직도 잘 알려지지 않은 차원에 가면 아직도 가슴이 뛴다. 다른 차원의 공기의 느낌부터 시작해서 모든 것이. 아직도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차원은 다중 우주에 극히 한정된 것이고. 얼마나 더 많은 세계가 있을지 모른다. 끊임없는 모험이라. 물론 한때는 그랬으나 현재는 이렇게 맥없이 수많은 문서와 씨름을 하고 있을 뿐이지만. 젋은이여. 뛰어라. Timeless의 Planar Trait를 가진 차원에서도 그대의 시간은 없다. 하하.

아직도 기억하고 있을까. 그녀는 난 이미 죽었다고 생각하겠지만. 내가 필멸자 주제에 아주 싱싱하게(?)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면 날 가만두지 않으리. 일기로서 고백하지만 속옷 분실 사건에서부터 묘한 일에 대한 주범은 아이러니하게도 '나였다'.(Spectral Hand는 정말 다양한 용도로 쓰인다…) 겉으로는 범생이로 보였으니 전혀 눈치채지 못했겠지만. 보통 Succubus와는 다르게 눈도 크고 인간 여아처럼 어려보이는게 여간 귀엽지 않는가?(베니트씨는 본인의 이런 성향을 두고 이상한 사람이라고 칭하지만). 잠(Sleep)버릇이라는 것을 가르쳐준 양반이 아직까지도 살아있고. 더군다나 그 '기스 문중의 사건'에 관한 학계의 라이벌로 있다는 사실을 알면 얼마나 기겁 할 것인가. 센세이트의 감각실에 자주 출현한다는데. 언제 한번 놀래켜주는 것도 괜찮아 보인다.(물론 그녀의 키스에 대한 방비는 철저히) 그녀의 연구실은 어디인가…..?(사악한 웃음)

대충의 스케줄 중에 가장 확실한건 거버너쪽으로 가서 알 모르트 씨와의 저번의 나쁜 감정도 풀 겸해서 가볼 예정. Necromancy에 대해서 주제를 꺼내면 재밌게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아 미리 관련 서적을 많이 읽어두었다. 개인적으로 유령이 되면 다른 공간으로 멀리 갈 수 없으나 다른건 어떻냐고 물어볼 생각. 의외로 이 조그만 주제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 누군가의 표현대로 '돌파 둥이'인 레라 네자트, 기스 문중의 관심에 99.99% 쏠릴 수 밖에 없는 타퀄름, 그리고 이제야 막 차원 밖의 경험에 눈을 뜬 그녀. 괴악하며 성격 특이한 필멸자인 본인. 그리고 본인과는 다른 Necromancy라는 길을 걷는 알 모르트 씨까지. 연구 결과보다는 본인을 포함한 사람들의 관계 얽히기가 어떻게 될 것인가에 더 눈이 간다.

Sigil이라는 다중 우주의 차원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곳. 지금은 여기저기에서 '시길의 날'이라 하여 그 돌파 사건. 살육의 환난을 지나간 것에 대해서 축제를 벌이는 것이 여기저기에 보인다.

                                                        (작성 중)

P.S 나는 아직도 정말로 Illithid의 생태학적인 구조에 대해서 전혀 파악이 되지 않는다. 이에 대해서 물으려 하니 날 때리려 드는 타퀄름양. 그렇다고 숙녀의 치마를 들출수는 없는 노릇이지 않는가? X-Ray Vision 반지의 구입을 고려해본다.

1) Psionic 사용자의 정신력을 회복해 준다는 열매를 맺는 과실. 본인은 Anti-Psionic Spell의 개발을 위해 키우던 중. 꽤 까다롭다.

댓글

Forgotten, %2007/%09/%12 %03:%Sep:

저는 카누메아스가 말하는 그녀가 모이신이라고 말 할 수 없습니다 ㅇㅂㅇ[응!?]

 
오승한, %2007/%09/%13 %00:%Sep:

역시 에픽급 캐릭터는 나이도 에픽급으로 많이 먹어야 한다는 거군요(…)

 
Forgotten, %2007/%09/%13 %09:%Sep:

그 엄청난 렙업을 감당하기 위해서니까염 -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