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집

“이제부터 여기가 나의 집이란 말이지?”

항구도시 페이즈, 다른 나라와 교역을 위해 만들어진 도시로써 왕국에 막대한 부를 선사했지만, 정작 역사학자인 나에게는 그런 것보다는, 도시 자체가 가지고 있는 역사가 훨씬 흥미로웠다. 그리고 내앞에 모습을 들어낸 나의 집이 품고 있을 그 향기 만들어진지 꾀 지났다는 목조건물 또한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꾀 높은 언덕에 새워진 이 건물은, 생필품을 사기위해서는 조금 시장까지 걸어가는 거리가 있어 번거로웠지만, 그만큼이나 무척 조용한 곳이었다. 남동쪽으로 창이 나서 바다가 잘 보였다. 전 주인이 관리를 잘했던 것인지, 어떤 곳에서도 균열의 흔적 같은 것은 찾을수 없었지만, 약간 낡아 보리는 기둥은 세월 오랜 세월동안 이 자리를 지켰음을 말해주고 있었다.

“근데 이 넓은 집에 나랑 동생들이 살라니.”

정확히 1년전, 내가 황실학자가 된 직후, 부모님은 그 임무를 다한듯 급작스럽게 돌아가셧다. 부음을 받았을때, 나는 바쁜 일이 생겨, 정작 내려가보지도 못했다. 천하의 불효자식이 된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결국 2달이나 지나서, 부모님의 상을 치를수가 있었다. 그때 일로 미안했던 것인지, 몇달전에 내가 냈던 상인왕 제로노스1)의 재조명의 성과로 약간은 과분한 선물을 받게되었다. 그게 이집. 뭐 출근거리는 멀어졌지만, 사실 왕국에 갈일이 잘 없는 왕실학자들은[특히 요즘 같이 뛰어다녀야 하고 답사 하는 일이 많은 경우] 자료를 구하는 일이 아니라면, 재택근무하는 거니까 전혀상관 없다. 여기로 오면서 받은, 이집에 대한 설명서를 꺼내 읽기로 했다. 상세하게 집의 크기와 방의 구성이 적혀있었다. 2층집, 평 이라고 하는 도량형에 따르면, 1층은 58평 2층은 48평. 2층에 배란다가 있어서, 의자나 탁자를 준비한다면, 나름 근사하게 저녁을 먹거나 할수 있을것 같다. 방수는 꾀 1층에는 3개[그중 하나는 조리실이었지만,] 2층에는 6개 그리고 믿을수 없게도. 지하가 존재했다.

“뭐…포도주 창고 겠지만.”

애석히도 나는 포도주에 조예가 없다. 나의 상관은 내가 그집을 하사받았음을 알고 매우 배를 아파하며, “아 그집의 포도주 저장고를 놓치다니!”라고 한탄해 했지만, 나하고는 별 관계가 없다.

“그리고 1층에 조리실과, 거실이라…그러고보니 가정부라도 하나 고용해야 하려나.”

호봉이 높거나 혹은 높은 공적을 새운경우, 국가에서 왕실 가정부를 붙혀주긴 했지만, 애석히도 나는 호봉도 낮은편이고 높은 공적도 없다[어중간한 공적은 꾀 있는것 같지만] 고로 지출이 하나 확정된다.

“좌우간 서재랑 옮기려면 고생좀 해야하겠는데?”

벌써부터 가재들을 옮기고, 동생들의 방을 정하는 일로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동생들을 학교에도 보내야하고[전학수속 밞는게 좀 귀찮았다] 하지만 그래도 일단 동생들과 같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 마냥 설레이기만 했다. 막내 데이지는 여전히 오빠말 잘 안듣는 새침때기일까? 엔데는 지금도 나처럼 학자가 되겠다고 공부중인지, 그러고보니 세이레는 벌써 나이가 20줄이 되었다. 성인식이라도 해줘야 하려나.

“내일인가…”

내일이면 이 집은 동생들과 나의 생활의 자취로 가득 매워질 것이다. 그 시간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지만, 나에게는 틀림없이 소중한 시간일 것이다.

1) 왕국 건설후 130년 뒤쯤에 나온 불세출의 상인, 왕국 재정의 파탄을 막은 인물로 알려져있다.

댓글

오승한, %2007/%10/%19 %18:%Oct:

평화로운 분위기이군요. 이 생활을 지키기 위해서 더 많은 왜곡 기사를 쓰시는 겁니다(…)

 
로키, %2007/%10/%20 %10:%Oct:

흑흑 제자 녀석들을 잘못 키웠더니..(…)

 
_엔, %2007/%10/%20 %15:%Oct:

가정적이고 소박한 성격인 건가요, 루디스는? ㅎㅎㅎ 승한님 말씀대로 이런 분위기가 위협받았을 때의 반응이 궁금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