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오나드 코티에르

“웃음은 감정 표현이 아니란다, 이성의 산물이지.”

- 나이트 베오나드 코티에르Veonard Cottier , 어린 파다완 센과의 대화에서.


“I dare do all that may become a man; who dares more is none.” 1)

- 나이트 베오나드 코티에르Veonard Cottier.

상세설정

나이트 베오나드 코티에르, 넬반 이름 이스나 라위카 (외로운 남자)

인간, 전직 제다이, 34세, 178 cm.

유년기

지금으로부터 삼십여 년 전, 마스터 프로스페로2)는 코렐리아3)의 어느 공원에서 길을 잃은 어린 남자아이와 마주치게 됩니다. 길을 잃었음에도 무덤덤하게 그의 옆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소년의 모습을 보던 마스터 프로스페로는 문득 그에게서 일정 수준의 포스 재능이 있다는 걸 알아채고 그 소년에게 말을 걸게 됩니다. 그러나 가볍게 꺼낸 그의 질문에 소년은 전혀 예상치 못한, 어린아이의 말로는 도무지 들리지 않는 답을 내놓습니다 (“길을 잃었니?” “길을 잃었다는 건…어디로 가야 할 지 모른다는 거죠. 하지만 사람은 어느 길을 선택하건 결국 도착하는 곳은 생의 답이라는 단 하나의 장소이니까 길을 잃기에는 아직 너무 이르다고 생각하는데요.”4)).

그렇게 일방적인 강의 (마스터 프로스페로는 그것이 어찌되었든 대화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만 믿는 자는 단 하나도 없다라는 소문이 있습니다)를 하던 소년은 그러나 갑작스럽게 이름도 밝히지 않은 채 사라져버립니다 (“아저씨가 내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사람이라면, 그렇게 서두르지 않아도 언젠가 다시 마주치게 될 거라고 생각해요.”).

그 소년의 말이 정말이라고 증명되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며칠 후에 다시 그 공원, 그 의자에 앉아 간단히 식사를 하던 마스터 프로스페로는 누군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걸 느끼고, 주위를 둘러보지만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합니다. 그런 그가 다시 눈을 돌렸을 때에, 그곳에는 다시 그 소년이 앉아 있었죠. 두 번째 대화는 처음 대화보다 조금 가볍고, 직접적이고, 또한 더 다정한 대화였습니다. 마치 오랫동안 돌봐온 자식처럼 마스터 프로스페로는 그와 한동안 이야기를 하며 그 소년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게 되죠 (“그건 뭐에요? 달콤한 냄새가 나는데.” “이건, 내가 몸이 아파서 먹는 약이란다.” “나도 그 약이 필요해요.”).

그로서는 조금 이해가 안 가는 일이었습니다만, 소년에게는 부모도 가족도 없었습니다. 아니, 적어도 소년은 그렇게 주장했고 또한 며칠간 그를 관찰한 마스터 프로스페로도 그렇게 믿을 수밖에 없었죠. 사실이 어떠했건, 소년은 마스터 프로스페로를 따라 코루선트로 돌아왔고 신분이 분명치 않음에도 우여곡절 끝에 제다이 수련생이 됩니다.

성장기

수련생 베오나드 코티에르가 파다완이 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 나이에는 어울리지 않는 상당한 지식과 통찰력, 어린 나이의 수련생들에게서 찾기 힘든 침착함을 무기로 한 라이트세이버 검술 실력과, 일정 수준의 포스 재능은 그를 파다완으로 만들기에 충분했죠.

그러나 그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나 그와 같이 지내던 사람들, 심지어는 그를 굉장히 아꼈던 마스터 프로스페로도 그의 행동에는 도통 만족할 수 없었습니다. 나이에 비해 실력은 상당했지만 파다완으로서의 의욕이 없어 보였기 때문이죠. 검술 수련을 빠지는 건 일상이었는데도 밤을 새가며 책과 씨름하는 그의 모습을 보곤 하던 마스터 프로스페로는 그에 대해 적잖은 안타까움을 느끼곤 합니다.

검술 수련은 밥먹는 것보다도 자주 빠지던 베오나드 코티에르는 철학, 과학, 종교 등 다방면에 이미 상당한 지식을 쌓고 있었으며, 다른 행성의 생태 조사를 하거나 철학이나 정치 등을 공부하는 것에 흥미를 보였지만 라이트세이버 검술에 있어서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습니다.

이 때문에 스승인 마스터 프로스페로와 은근한 마찰이 있었는데, 심각하지 않은 일이었으나 파다완 코티에르는 무슨 연유에서인지 홀로 코루선트를 떠나 사라져버립니다. 갑작스레 연락이 끊긴 채 행방불명된 그를 기다리던 마스터 프로스페로는 그러나 주위의 예상과는 달리 한참이 지난 후에야 돌아온 파다완 코티에르를 웃는 얼굴로 맞아줍니다 (“돌아왔구나, 편히 쉬었는지 모르겠지만…”).

이후에도 가벼운 마찰이 없는 것은 아니었습니다만, 스승의 진심을 안 파다완 코티에르는 타협이라도 하듯 조금씩 라이트세이버 검술을 연마하기 시작합니다. 이 때 아직 그는 그의 스승을 따라 5식 젬 소우를 기본으로 한 평범한 라이트세이버 검술을 주로 사용했죠. 학문에 대한 흥미와 지식에 대한 열정을 버린 것은 절대 아니었고 또한 자신의 신념에 충실한 파다완이었지만 적어도 그가 조금씩 스승의 말을 듣기 시작한 것은 둘 사이에 잠시 서 있었던 벽을 조금씩 허물기에는 충분했습니다.

여전히 쓸데없이 말과 생각이 많았고 라이트세이버 대련이라면 진저리를 치는 그였지만 마스터 프로스페로는 그를 잘 이해하는 듯 여유와 끈기를 가지고 조금씩 그에게 라이트세이버 검술을 전수하게 됩니다.

깨달음

이렇게 사제간의 사이가 다시금 회복되려는 찰나, 둘은 우연히 시스의 움직임을 쫒아 이름도 잘 알려지지 않은 아우터 림의 데스데모나Desdemona5)라는 행성에 착륙해 조사를 시작하게 됩니다.

인구도 많지 않은 조그마한 소행성에서, 그들은 곧 시스의 움직임이 보이는 장소를 알아내고 그곳에 잠입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함정이었죠. 그들에게 정보를 준 자에서부터, 그들을 그 요새 (처럼 보이는 덫)까지 인도한 그곳의 원주민들까지도. 그들은 그것이 함정이라는 것을 어렴풋히 눈치채고 있었지만 시스의 움직임을 보고도 무시할 수는 없는 일이었기에 시설로 난입하게 됩니다 (“덫의 냄새가 나는군요.”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만.” “그렇다면?” “덫에 걸려 줘야지.”6)).

이상할 정도로 조용한 복도를 걸어가다 요새의 심장부까지 진입한 그들이 발견한 것은 뜻밖에도 거대한 폭탄이었습니다. 그것도 폭발 시간까지 얼마 남지 않은. 그들은 재빠르게 그곳을 벗어나려 시도하지만 미처 요새 밖으로 벗어나기도 전에 폭발이 시작되고, 마스터 프로스페로는 재빨리 파다완 코티에르 위로 몸을 날리며 그의 모든 포스력을 동원해 그를 보호합니다.

온몸에 심한 화상을 입고 얼굴마저 흉하게 변해버렸지만, 그가 그 폭발에서 살아남은 것은 기적이라고 할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눈물마저 흘릴 수 없는 그의 눈앞에 있던 것은 죽었다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모습의 그의 스승이었고, 코티에르는 그에게 다가가 포스를 끌어올려 치료를 시도하지만 그의 스승은 간신히 그의 손을 잡고 그를 막습니다.

“조금 쉬게 해다오. 이 하찮은 인생이란 시작과 끝남이 모두 잠으로 둘러싸인 것이니까.”7)

그러나 그것이 곧 그의 유언이 되었고, 파다완 코티에르는 그의 시체를 든 채 요새 불타는 요새 밖으로 나서게 됩니다. 하지만 그의 눈앞에 나타난 것은 다른 그 무엇도 아닌 그에게 총구를 겨누고 있는 일단의 무리였습니다. 시스는 아니었으나, 그들에 협력해 제다이를 함정에 빠뜨려 살해하려고 했던 데스데모나의 원주민들이었죠.

그것이 분노였는지, 아니면 그가 이후에 말했듯 감정이란 일체 남지 않은 순수한 이성적인 복수일지는 이견이 많습니다만, 파다완 코티에르는 간신히 작동하는 라이트세이버 한자루를 들고 원주민들을 순식간에 처리합니다. 이후 그는 그 자리에 정신을 잃은 채 쓰러지고, 연락이 끊긴 두 사제를 찾기 위해 나선 제다이들이 그와 그의 스승을 발견하게 됩니다.

변화

그의 부상은 심했지만 치료하지 못할 것은 아니었습니다. 문제는 흉하게 변해버린 그의 피부와 얼굴이었는데, 전자는 온 몸에 두터운 망토를 두르는 것으로 해결했고 후자는 어디선가 그가 들고 온 가면을 쓰는 것으로 충분했습니다. 그의 외모가 그렇게 변해버린 것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애도를 표했고 실제로 그것을 보게 된 사람들은 충격에 휩싸였습니다만, 그의 변화는 외면적인 것보다도 내면적인 것이 더 분명하게 나타났습니다.

부상이 치료되는 그 긴 시간동안 그는 이전에 그와 그의 스승이 라이트세이버에 쓰고 남겨 둔 크리스탈을 가지고 새 라이트세이버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새로 만든 라이트세이버들은 모두 여섯 자루로 긴 단검같은 형상을 하고 있었으며, 이후 그 중 두 자루의 라이트세이버가 시스와의 전투에서 완전히 부수어지기 전까지 그는 그 라이트세이버들만을 사용했습니다. 부상이 회복된 이후 그는 마스터 아카마르에게 쟈르'카이를 전수받고 그의 스승으로부터 배운 5식 젬 소우를 기반으로 공격력과 속도에 중점을 둔 라이트세이버 검술을 활용하게 됩니다8). 비록 이전에 라이트세이버 수련을 게을리 한 그였음에도 갑작스레 이상할 정도의 집중력을 발휘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일대일 라이트세이버 대련으로 그를 이길 수 있는 자는 많지 않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그와 대련을 했던 어느 파다완은 그의 라이트세이버 두 자루가 일으키는 은은한 잔향만을 볼 수 있었다고 하죠.

그러나 그는 그의 지식에 대한 열정을 잊어버린 것은 결코 아니었습니다. 코루선트에 머물며 자신의 비밀 서재9)를 만들어놓은 그는 이따금씩 사라지곤 했습니다. 대부분 홀로 보내는 시간을 그는 여러 행성에서 구한 책을 읽는다던지 글을 쓴다던지 하며 보내곤 했죠.

제다이 공의회에서는 그의 스승을 죽이고 그에게 치명적인 부상을 입히기는 했지만 시스도 아닌 자들을 학살한 것에 대하여 이견이 많았습니다. 그것이 분노의 의한 일이었다면 분명 파다완 코티에르는 시스로 전향해버릴 가능성이 높았고, 이것은 그를 알고 있는 코루선트의 많은 사람들이 원할 리 없는 일이었죠. 결국 판단은 보류되었지만 이때부터 제다이 공의회와 그의 관계가 미묘하게 껄끄러워지기 시작합니다.

활동

그리고 동시에 이 시기부터 그는 신출귀몰하게 이곳저곳에 나타납니다. 시스의 움직임이 보일 만한 곳엔 언제나 그가 있었고, 파다완 혼자서 활동하는 것이었음에도 그의 활동에는 마스터 아카마르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었으므로 직접적으로 문제시되는 일은 없었습니다.

반대로 시스에 대해 혁혁한 전과를 올리게 됨으로서 베오나드 코티에르는 나이트 서임을 받게 되고, 이후에도 시스의 움직임에 대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갑니다. 시스 활동의 본거지가 되는 건물에 대한 폭파나, 시스임이 확실한 자들에 대한 암살, 시스의 활동을 중지시키거나 방해하는 등 그의 활동은 광범위하고 중요한 것이었죠. 마스터 아카마르의 입김이 어디까지 작용했는지는 정확하게 알려져있지 않습니다만, 그의 영향력이 결코 작지 않다라는 건 누구나 알고 있었던 듯 합니다.

그가 센을 처음으로 만나게 된 건 이즈음이라고 생각됩니다. 처음 마주친 이후 두번째로 그를 본 나이트 코티에르는 넬반으로 떠났다는 소문만을 남겨놓은 채 또다시 행방이 묘연해집니다.

이 시기 이후 그의 활동은10) 조금 더 광범위하고 조금 더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시스에 협력한 자들에 대한 테러, 시스에 자금 등의 방법으로 협력한 회사들에 대한 테러, 심지어는 시스와의 관계가 명확한 어떤 의원의 암살까지도. 그의 행동은 언제나 근거가 명확했고 확실한 증거까지 갖추고 있었지만 그의 행동 하나하나는 거대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전쟁이 끝난 이후 그의 존재 자체가 제다이 공의회에 곤란한 기분을 안기게 되자 그것을 알아챘는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지 나이트 베오나드 코티에르는 자발적으로 제다이 공의회를 떠나게 됩니다.

그 이후에도 그의 행적에 대한 소문은 끊이지 않았지만 베오나드 코티에르의 활동에 대해서 가장 잘 알 만한 마스터 아카마르는 평소처럼 냉정한 눈빛으로 침묵을 지킬 따름입니다.

번외

외전 I : 센과의 조우

제다이 템플의 노을은 따뜻했다. 그리고 가면 위로 느껴지는 온기는 오랫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감각을 상기시키곤 했다. 그것은 그 이후 자신의 포스에 대한 감식력이 눈에 띄게 나아져서일까, 아니면 잃어버린 감각에 대한 회상이었을까. 재가 되어버린 피부는 어느 정도 재생되었지만 미적 감식안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눈동자에도 그것은 끔찍하기 짝이 없었고, 재생된 이후에도 이 새로운 감각이 이전의 감각과 같지는 않다는 느낌이 들곤 했다.

그렇지만 이 제다이 템플의 외곽, 도시가 내려다보이는 이 조용한 장소는 언제고 온기가 느껴지곤 했다. 그것은 육체를 초월한 어떤 감각과도 같았다. 기억이 날 법이 없는 그의 고향에 대한 그의 애정과 신념과도 같이.

그러나 발걸음 소리가 차츰 그 장소로 다가갈수록 조금씩 망설이는 자신을 보고 그는 잠시 의아해했다. 가면 위로 온기를 남기는 은은한 노을의 손길 아래로 늘어저 있는 그림자 하나가 있었다.

그는 곧 자신이 줄곧 버릇처럼 서서 코루선트를 내려다보곤 했던 바로 그 자리에 주저앉은 채 창문 밖을 바라보고 있는 소년 하나를 발견했다. 노을빛 아래로 타는 듯한 빛을 띄는 털을 온몸에 두른, 늑대 얼굴을 한 소년이 앉아 있었다. 그는 한동안 아무런 생각도 없이 그렇게 서 있었다. 그것은 분명 의문은 아니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장소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사람을 맞닥뜨렸을 때의 그 공허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를 때의 당혹감.

그리고 그 때 그 소년이 고개를 돌렸다. 호수 빛 눈동자가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누구세요?”

그는 한동안 대답하지 못했다. 소년은 분명 그의 가면을 바라보고 있을 터였다, 그를 만났던 모든 사람들이 겉으로 드러내지 않으려 온갖 노력을 하면서도 그 호기심을 숨길 수 없었던 것처럼. 그렇지만 그 소년의 눈동자는 마치 가면이 아닌 그의 얼굴을 직접 바라보고 있는 듯 묘한 느낌을 주었다.

“나이트 베오나드 코티에르라고 한단다, 늑대 소년.”

그 말에 소년은 놀란 듯 벌떡 일어나 무릎을 털고 목례했다.

“제다이 수련생 센 테즈나입니다, 나이트 코티에르.”

“아, 로크락의 아들인가.”

그게 무슨 말이냐는 듯한 의문을 한눈에도 읽을 수 있을 듯한 소년의 얼굴을 뒤로 하고 그는 잠시 다른 생각에 잠겼다. 로크락은 파다완이 될 즈음, 그리고 그 이전에도 다른 제다이들과는 다르다는 느낌을 많이 주던 자였다. 그래서 자신도 많은 사람들에게 마음을 완전히 터놓지 않았던 거겠지. 그 예외가 있다면 그의 스승인 칼레나 할레크와 모든 이가 그렇게 생각하듯 그의 제자가 될 것이 틀림없는 센 테즈나라는 이름의 수련생 뿐이었다. 그러니 아들이라고 해도 별 문제는 없겠지, 하고 그는 중얼거렸다. 그렇지만 그 외곬수가 그렇게까지 마음을 터놓을 정도로 아끼는 소년이 있다니, 로크락이 곧잘 말하던 대로 몽 칼라마리에 물이 없다 해도 그는 믿을 거라고 생각했다.

”…고 계신가요?”

“음? 무슨 말인가, 늑대 소년?”

문득 상념에 잠겼던 베오나드는 그를 빤히 바라보던 소년을 마주 보며 말했다.

“왜 그렇게 웃고 계시냐고 물었어요. 제다이들의 법도는 감정을…”

“웃고 있는 건 내 가면이란다.”

소년은 고개를 저었다. 흔들리지 않는 호수 빛 눈동자를 보며 그는 새삼 감탄했지만, 또한 이 늑대 소년에 대한 호기심이 일어났다.

“아니요, 아까부터 웃고 계셨어요.”

분명히 어린아이의 말투였다, 그러나 어린아이의 말은 아니었다. 잠시 그 소년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던 그는 일단 그것에 대한 상념은 접어두고 그를 호기심이 충만한 눈으로 올려다보는 소년의 질문에 대한 답에 충실하기로 결정했다.

“웃음은 감정 표현이 아니란다, 이성의 산물이지. 감정을 배재하고 난 뒤 마음에 남는 그 충만한, 마치 제다이의 법도에서 찾아볼 수 있듯 그것은, 마음의 안정, 평온. 얼굴에는 미소가, 마음에는 평온이 있으라. 무표정은 네가 예상하는 것과 달리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는 듯 보이지. 그것은 아마도 알 수 없는 감정의 잔여감일지도 모르겠구나, 늑대 소년. 집착하지 않는 감정, 무소유와 평온, 그리고 조화.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는 것은 미소란다. 모든 것을 버리고, 모든 것을 잊고, 모든 것을 포기하고, 모든 것을 떨친 자가 마지막으로 가질 수 있는 표정이지. 내가 찾은 제다이의 이상이기도 하고.

그래서 내가 가면을 쓸 수 밖에 없었을 때에 이것을 선택한 거란다. 이것은 자신의 신념을 위해 오래 전 모든 것을 잃고 모든 것을 버렸던 자의 얼굴을 상징하는 그것, 신념의 상징, 신념의 성물. 이건 내 얼굴이 아니란다, 웃는다는 것은 보통 사람이 지닌 가면, 그의 얼굴, 표정, 분위기, 그것들이 웃는다는 것보다 많은 의미를 지니니까. 궁금증은 해결되었나, 늑대 소년?”

“그렇지만 오래 쓰고 있던, 떼어낼 수 없는 가면이 있다면 그것은 자신 그 자체가 아닌가요?”

그는 흥미롭다는 듯 한동안 생각을 계속하다 입을 열었다.

“나는 무엇인가? 혹은 누구인가? 그걸 질문할 수 있는 건 그것에 대한 선결이, 즉 자신의 존재가 무엇인지 인지한 후에, 만족되어야만 할 수 있는 질문이네. 재미있는 의문이야, 늑대 소년. 거울이 비추는 자신에 대한 회의, 자신이 생각하는 그 장소에 존재하지 않는 존재, 존재감, 그리고 그것에 따라오는 허탈, 공허, 그리고 회의. 기억, 기록에 남지 않는 존재는 존재했던 것인가? 그러나 그것에 남는 것은 어떤 자의 껍질, 즉 가면, 그리고 언어뿐이지. 세상에는…”

“이크, 실례할게요!”

나이트 코티에르가 장광설을 늘어놓고 있는 사이, 늑대 소년은 갑자기 무언가에 놀란 듯 그의 망토 속으로 몸을 숨겼다. 정신없이 말을 꺼내다 문득 그의 망토 속으로 사라져버린 소년을 찾으려 난감한 듯 머뭇거리며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그는 문득 발걸음 소리를 들었다.

“이런, 어딜 간 건지 모르겠네. 아, 베오…아니, 나이트 베오나드, 아니 나이트 코티에…뭐 어쨌건 이 근처에서 털복숭이 늑대 한 마리 보지 못했나? 사라졌는데 찾을 수가 없어 걱정이 되서 말이지.”

로크락이었다. 나이트 베오나드 코티에르는 문득 놀란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늑대라? 늑대라 하는 것은 무릇 이성적이기 짝이 없는 사냥꾼, 얼음 위를 걸어다니는 냉혹한 발걸음과, 얼음보다도 더 차가운 눈동자. 결코 함께 하지 않는 용기와 신념의 상징이지. 타협하지 않는 사냥꾼, 홀로 선 네 발과 날카로운 발톱, 그것은 자신에게 의미를 부여하지. 자신에게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존재는 함께 하지 않네, 자고로 늑대란 결코 눈에 띄이지 않지만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상징이야. 그것은 신념일지도 모르고, 용기일지도 모르지. 그러나 어떤 쪽이라고 해도…”

그러나 그가 말을 미처 끝맺기도 전에 그 말이 향했던 상대는 그곳에 없었다. 다만 자그마한 늑대 소년이 다시 그의 망토에서 걸어나와 그를 올려보고 있을 따름이었다.

“파다완 로크락과 잘 아는 사이이신가요?”

“그래, 극과 극은 통한다고 하잖니.”

소년이 호기심이 동한 듯 고개를 갸웃거리자, 나이트 코티에르는 말을 이었다.

“과학에 대해서라면 그는 말하자면 실천적인 사람이고 나는 이론적인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지. 그 외의 면모에 대해서라면 로크락은 전술 외에 몸을 움직이는 걸 싫어하는 이론적인 자고 나는…”

“실천적이라구요?”

“어떻게 알았지?”

자그마한 늑대 소년은 미소를 지으며 그를 올려다보았다.

“그렇지 않다면 라이트세이버를 여섯 자루나 차고 다니실 필요가 없었겠죠.”

나이트 코티에르는 미소 지었다. 소년이 그의 얼굴을 볼 수 없으리라는 것은 알 수 있었지만 그 소년이 그의 미소를 알아챌 것이라는 것도 알 수 있었다. 로크락은 이런 아이를 지금까지 숨겨온 거였던가. 로크락과 많이 닮은 아이였다, 이렇게 영리한 아이인데도 다른 제다이들과는 다른 소년이었으니까 걱정이 되었겠지. 어쩌면 그래서 그가 그렇게 마음을 열 수 있었던 걸지도 몰랐다.

“그래, 정확하단다. 그렇지만 이렇게까지 시간이 늦었는데 걱정하는 사람이 있으니 어서 돌아가려무나. 다음에 다시 보길 바랄 테니 잘 지내길 바란다. 그리고 네게도 포스가 함께 하길.”

“포스가 함께 하시길.”

그리고 그 소년은 가볍게 목례를 한 후에 붉은 털을 휘날리며 제다이 템플의 복도 안으로 사라져갔다.

시스의 움직임이 포착되어 제다이 템플을 한동안 떠난 후에 돌아온 나이트 코티에르가 제다이 템플로 돌아온 뒤에 가장 처음 한 일은 그가 센을 만난 곳으로 갔던 것이었다. 그곳에서 그는 다시 센을 볼 수 있었는데, 몰라볼 정도로 자란 센은 그가 가진 어린아이의 이미지는 더이상 가지고 있지 않은 듯 보였다. 분명 눈을 감은 채 몇 년 전 바로 그 자리에서 명상을 하고 있던 소년은 이전의 어린아이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며칠 후에 그가 다시 그 장소를 찾아와 센을 찾았을 때 그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는데, 제다이 몇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모른다는 표정으로 보고 있는 가운데 센은 마치 검술을 연습하듯 눈을 감은 채 라이트세이버를 다루고 있었다. 빛의 궤적, 그리고 이상한 정도로 강렬한 동작 하나하나가 그의 눈을 사로잡았다. 그것은 제다이의 검술이 아니었다. 조금 더 비정형적이고, 조금 더 섬세하고, 조금 더 강렬하면서도 조금 더 단순한 어떤 것. 마스터 모트 클라인이 그것을 바라보던 중 옆의 파다완 하나를 시켜 나무조각 몇을 가져오게 했는데, 그는 무슨 영문인지 가져온 나무조각들을 센에게 겨냥해 던졌다.

그리고 그때 나이트 코티에르는 볼 수 있었다. 마치 사냥감을 바라보는 늑대의 그것처럼 센의 눈동자가 날카롭게 그 나무조각 하나하나를 노려보고 있는 것을. 다시 보았을 때 센은 여전히 눈을 감고 있었지만, 다시 어떤 이상한 느낌이 다가와 그 모습을 똑똑히 볼 수 있게 했다. 차갑게 얼어붙은 호수빛 눈동자는 그가 알던 센의 눈동자는 아니었다, 조금 더 늑대를 닮은, 사냥꾼을 닮은 눈동자였다.

나이트 베오나드 코티에르가 이것을 보고 무얼 생각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다만 그것을 본 다음날 그가 넬반 행성으로 떠났다는 소문이 돌았을 뿐이었다. 이따금씩 제다이 템플에 돌아오는 모양이나 돌아온 그가 만나는 자들은 센, 로크락, 아카마르 정도로 한정되어 있는 듯. 전쟁중에도 아카마르의 손발처럼 행동하던 그는 전쟁이 끝난 후엔 다시 행방이 묘연해졌다고 한다. 넬반 행성이나 그 주위에서 이따금씩 그의 행적에 대한 소문이 들려오곤 하지만 정확하지 않다.

외전 II : 넬반의 밤

장작이 소리 없이 타들어가기 시작했다.

그의 앞에 앉은 노인은 도무지 말이 없었다. 혹한의 겨울이 내뿜는 싸늘한 숨결의 한가운데에서 흔들림 없이 앉아 담뱃대를 빨고 있는 노인을 바라보며 그는 문득 상념에 잠겼다. 은하계의 수많은 외곽 행성들을 돌아보았지만, 그곳의 원주민들과는 다른 무언가가 그들에게는 있었다. 비단 늑대를 닮은 얼굴과 어둠 한가운데에서도 샛노랗게 빛나는 눈동자를 차치하고서라도, 어떤 폭풍과 어떤 시련도 무심히 헤쳐 나갈 듯한 의연함이 있었다. 그러나 무심한 듯 고요한 자들이었다.

“한번 피워 보겠나?”

넬바니안의 늑대 부족장은 그렇게 말하며 담뱃대를 내밀었고, 제다이 나이트 베오나드 코티에르는 그것을 받아 물고 피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또다시 거대한 침묵이 다가왔다.

문득 귓가를 맴도는 장작 타는 소리를 제외하고는 완벽한 정적 속에서, 남자는 문득 조금씩 그의 앞에 앉은, 살아 있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로 깊은 주름살이 패인 이 부족장 노인을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을 받았다. 표정을 보지 않아도 상대의 기분을 알 수 있고, 말을 듣지 않아도 무얼 말하고자 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있을 듯한 그런 막연한 느낌이었다.

몇 차례 연기를 들이마쉰 후에 그는 담뱃대를 돌려주며 입을 열었다.

“듣고 싶은 말이 있어 이렇게 찾아 뵈었습니다.”

“들리는가?”

어둠 한가운데에 환히 떠올라 있는 가면은 의아한 듯 부족장을 바라보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곧 그는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지만, 그곳에는 황량한 들판과 까마득하게 솟아오른 절벽만 시선을 메울 따름이었다. 그러나 하늘은 유난히 별빛이 가득했고, 그래서 눈이 부실 지경이었다. 어두운 하늘 가운데로 북쪽의 바람을 받으며 구름 하나가 쏜살같이 흩날려갔다.

눈을 감고 귀를 기울였지만 들려오는 풀벌레나 늑대 울음소리 하나 없었다. 이따금씩 장작불 타는 소리나 귀를 가르는 바람 소리만 들려올 뿐이었다.

“아무 것도 들리지 않습니다만.”

그러자 주위에서 놀라운 듯, 혹은 안타까운 듯한 웅성거림이 들려왔다.

아무런 기척도 느끼지 못한 그는 고개를 돌려 뒤를 돌아보았다. 어느새 그의 뒤로 다가와 이야기를 듣고 있던(만일 그것을 이야기라고 받아들인다는 가정에서라면)부족 사람들이 몰려와 있었다. 그가 미처 알아챌까 숨죽이며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겨 둘의 말을 듣던 사람, 아니 넬바니안들이었다.

“들리지 않는가?”

부족장의 말에 그는 고개를 저었다.

곧 뒤에서는 놀라움이 가득찬 웅성거림이 또다시 들려오기 시작했다. 농담을 하는 게 아니냐며. 아무리 우리가 이런 황야를 살아가는 자들이지만 놀리는 건 심한 처사가 아니냐며. 베오나드 코티에르는 그들이 무슨 말을 하는 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다시금 고개를 저으며 다가온 이들에게 자신은 아무 것도 들을 수 없다고 말했다.

새하얀 가면을 쓴 채 비정상정으로 비틀어진 그의 피부를 보고서도 거리낌없이 다가와 말을 걸던 이 순박한 부족 사람들은 곧 그를 안쓰럽게 바라보며 탄식하기 시작했다. 안타까운 일이라고. 슬픈 일이라고. 어쩌면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궁금해하면서도, 그들은 그에게 애도를 표했다.

이 과묵한 제다이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어리둥절해하며 어쩔 줄을 모르고 있자 부족민들은 그에게 천천히 다가가 그를 마치 환자처럼 부축하며 마을 뒤의 언덕으로 안내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는 똑같은 질문을 받았다. 하늘의 수많은 별들의 노랫소리가 들리지 않느냐며, 저 광대한 빛의 강이 흘러가는 소리가 들리지 않느냐며. 그는 귀를 기울여 그 소리를 들으려고 노력했지만 헛된 일이었고, 모여든 부족 사람들은 그를 두고 빙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들의 눈에는 연민이 담긴 채였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아무런 목적도 없는 순수한 연민이었고, 그는 그런 감정이 매우 새삼스럽게 느껴졌다. 마치 자신의 모든 것을 부정하는 듯한 느낌이 그곳에 있었다. 그가 다시금 하늘을 올려다보았을 때에, 그곳에는 무언가 이해할 수는 없지만 느낄 수 있는 어떤 안타까움이 있었다.

그가 그 이야기를 꺼내자 그들은 마치 어린아이처럼 기뻐하며, 결국 당신들의 마음은 그 노래를 잊어버린 게 아니라며, 그 느낌을 소중히 간직하라는 이야기를 그에게 조언처럼 건넸다.

그때 부족장이 그에게 다가왔고, 치유의 의식을 시작할 테니 모두 물러가라는 말을 전했다.

언덕에 둘만 남게 된 후에 제다이는 뒤를 돌아보았고, 그곳에는 멀찍이 물러서 그를 조심스럽게 바라보고 있는 부족민들이 있었다. 무슨 일이라도 벌어질까 걱정하는 눈동자를 돌아보며 그는 이 행성에 도착할 무렵부터 느낄 수 있었던, 아니, 느낄 수 있어서 더욱 새삼스러웠던 감정이 되살아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마음 속 깊이 느낄 수 있었다.

“치유의 의식이라니, 딱히 다친 곳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만.”

“자네의 마음은 상처 투성이인데? 아니, 굳이 치유의 의식을 할 생각은 아니었네. 하지만 왠지 자네는 이렇게 하지 않으면 입을 도무지 열 줄을 모를 것 같아서 배려한 건데 잘못된 거라도 있나?”

그는 고개를 저었다.

“그래, 그럼 뭐…나는 늑대 부족장일세. 저 뒤에서 이야기를 엿듣는 녀석들은 늑대 부족민들이고.”

“그거야 뭐 눈으로 보면 알 수 있는 일입니다만…숫자가 얼마 되지 않는군요.”

“사냥꾼들은 대부분 마을에서 머물지 않으니까. 마을에 머무는 것들은 치료사들이나 아이, 혹은 여자나 나 같은 노인네들 뿐일세. 사흘에 한번 사냥꾼들이 돌아오긴 하는데…내일이려나?”

담뱃대를 빨며 느릿느릿 대답하는 부족장의 말을 듣고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사냥꾼들의 수는 얼마나 됩니까?”

“많지 않아. 사냥꾼이 되려면 사냥꾼으로 태어나야 하니까. 내가 부족장으로 태어났듯이 말이지.”

다시 바람이 불어왔다. 싸늘한 바람에 망토가 얼어붙어 무겁게 펄럭였지만 그는 흔들림 없이 모닥불 앞에 주저앉아 부족장의 얼굴을 보았다. 의아함이 담긴 눈동자였다.

“사냥꾼으로 태어날 수도 있는 거군요. 그것은 어떻게 판별할 수 있습니까?”

“꿀벌은 어떻게 여왕벌을 구분하겠는가?”

“알 수 없죠.”

“하지만 꿀벌은 알고 있지. 그렇게 그대들이 그대들에 대한 것을 이해할 수 있듯, 우리는 우리에 대한 것을 이해할 수 있는 걸세.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자연스레 알 수 있는 거지.”

그렇게 대답하며 노인은 허리춤에서 주머니를 꺼내 바닥에 풀어 놓았다. 주머니에는 바람을 맞으며 자란 단단한 나무를 깎아 만든 잔이 둘 있었고, 부족장은 곧 다른 쪽 주머니에서 알 수 없는 풀을 꺼내어 그 옆에 놓았다. 그리고선 조심스레 장작불 위로 끓고 있던 물통에 그 풀을 집어 넣었고, 또다시 한동안 정적이 이어졌다.

제다이 나이트 베오나드 코티에르는 다시금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이전에는 느낄 수 없었던 어떤 흐름이 있었다. 이해할 수 없지만 느낄 수 있는 어떤 거대하고도 고요한 감정이 저 높고 어두운 하늘 한가운데를 관통해 곧 머리 끝 가장 어두운 곳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기묘한 느낌이었다. 머리로 모든 것을 이해하고 그걸 바탕으로 쌓아 온 그의 인생이 물거품처럼 사라지는 허무한 느낌이었다. 나이트 로크락은 결코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었지. 이걸 봤다면 그도 조금 달라졌을까?

곧 부족장은 끓는 물을 잔에 따르고 그에게 건넸다. 김이 오르는 잔에는 바싹 말린 풀 조각들이 소리없이 떠도는 채였다. 그는 그 잔을 받아들며 입을 열었다.

“차…입니까?”

“아니, 약일세.”

한 모금을 마시자 곧 차게 식었던 몸이 따뜻해져 왔고, 그는 입을 열어 물었다.

“처음 보는 풀이군요. 저도 많은 조사를 해 왔지만 신기할 따름입니다.”

“이건 '협력자'라고 하네. 약을 만드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야. 자신이 그걸 간절하게 원하고 또 그게 필요하다면 한 잔의 물로도 만들 수 있는 게 약이라는 걸세. 약은 달리 만드는 게 아니니까.”

다시금 정적이 찾아왔다. 그러나 나이트 코티에르는 새삼스레 참을 수 없을 만큼 거대한 감정의 흐름을 느낄 수 있었다. 저 먼 하늘로부터, 그리고 그 아래를 수놓아 흐르는 빛의 강으로부터. 문득 힘겹게 고개를 들었을 때에 그곳에는 거대한 빛의 장막이 있었다. 녹옥빛 극광. 광대한 장막은 하늘로부터 하늘거리며 내려와 땅에 닿아 아스라히 사라져갔다.

넬바니안들은 곧 극광을 발견하곤 고개를 들어 목놓아 늑대 울음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다시금 그는 그 울음소리를 이해할 수 없었지만 느낄 수 있는 자신을 보며 놀랐다. 광막한 은하계의 구석 작은 행성은 어느새 그의 마음을 바꾸어 놓은 듯,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무언가가 갑작스레 깨어나 마음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는 아주 작았지만, 언젠가부터인지 지치지도 않고 두드려 온 듯 끈기있게 들려왔다. 두근거리는 소리를 내며.

부족장은 말없이 잔을 기울였고 그는 그 때가 입을 열 때라는 것을 직감했다.

“죽음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기쁜 이야기를 듣지는 못 할 망정, 우울한 이야기를 듣고자 하는 건가?”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죽음을 이해한다는 것은, 어떤 사람들의 가장 깊고 순수하며 중요한 것을 이해한다는 증거니까요.”

노인은 담뱃대를 들어 연기를 들이쉬며 생각에 잠겼다. 그는 인내심을 발휘하며 노인이 입을 열기를 기다렸고, 그러나 말없이 연기를 내쉬는 부족장을 바라보며 문득 의아함을 느꼈다. 이윽고 빛의 장막이 드리워졌을 무렵에야 노인은 제다이에게 담뱃내를 건내며 입을 열었을 따름이었다.

“어떤 아이가 있었다네. '별 아래에서 춤추다'라는 이름을 가진 아이였지. 내가 그 아이의 이름을 지어 주었는데…언제고 이렇게 별의 강이 밤을 가르는 날이면 나와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곤 했네. 그리고 마치 오늘처럼 별이 반짝이다 극광이 하늘에서 내려오는 날에, 그 아이는 다시금 뛰쳐나와 노래를 부르며 평원으로 달려가 춤을 추었고,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네. '별 아래에서 춤추다'의 가족들이 며칠이고 언덕 위에서 그를 기다렸지만 끝내 돌아오지 않았으니까.”

“기다렸다는 말은 결국 그 아이를 찾지는 않았다는 말로 들립니다만.”

그가 담뱃대를 건네자 부족장은 허허 웃으며 말했다.

“인도자의 길은 이정표 없는 갈림길, 그것은 천 개의 그러나 유일한 길. 네 다리는 각자 다른 곳을 짚으나 그것이 향하는 바는 단 하나.”

“무슨 뜻입니까?”

노인은 담뱃대를 네 번 깊게 들이쉰 다음 연기를 내뿜었다.

“모든 존재는 각자 저마다의 유일한 길을 가지고 있지. 또한 그래서 그것은 수많은 자들을 위한 천 개의 길이며, 그 길이 향하는 바는 단 하나의 장소라는 걸세.”

“어디로 향하는 건지 말 해 주실 수 있습니까?”

문득 담뱃대를 내려놓고 그의 눈동자를 똑바로 쳐다보는 부족장의 눈길이 한없이 날카롭게 느껴졌다. 마치 말하지 않아도 그의 마음 속을 꿰뚫어보는 듯한 느낌. 평소의 그였다면 거침없이 검을 들어 상대의 목을 베었겠지만 그는 그 눈길에 그가 왜인지 거부감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을 발견하고 새삼 놀랐다.

“자네의 손에 든 건 자네의 검인가, 아니면 자네의 의지인가?”

대답할 수 없었다. 마치 자신의 가면을, 아니 마음 그 자체를 꿰뚫어 보는 듯한, 그러면서도 아무 것도 보고 있지 않은 듯 초연한 눈동자를 보고 있자니 입은 단단히 고정되어 움직일 줄을 몰랐다.

“그렇게 별이 빛나는 하늘 아래에서 춤을 추며 어디론가 떠나가는 것이 그 아이에게 주어진 삶의 길이었던 게지. 슬퍼할 필요는 없어. 안타까워할 필요도 없네. 천 개의 길 중 자신에게 주어진 단 하나의 길을 따라가고, 인도자는 그들을 그릇된 길로 빠지지 않도록 인도하니까.”

“인도자라니요?”

다시금 노인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을 머리로 이해하려 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지.”

베오나드 코티에르는 문득 빛이 가득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밤이 깊었다.

외전 III : 넬반의 아침

붉은 태양이 때이른 눈동자를 반쯤 떴을 즈음 나이트 베오나드 코티에르는 눈을 떴다. 잠이 깨어 천막 밖으로 나서자 그곳에는 무기를 손질하며 사냥을 준비하는 부족의 사냥꾼들이 모여 있었다.

눈이 쌓인 언덕을 올라 사냥꾼들에게 다가가자 그들을 인도하는 길잡이 점박이 독수리가 그를 맞았다. 그는 사냥꾼 일행들 중 유일하게 무기를 가지지 않은 자였으며 그래서 하루의 의무들 중 하나였던 무기 손질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 직접 사냥에 참여하지 않았는 길잡이였던 탓인지 다른 사냥꾼들과는 다른, 조금 호리호리하고 팔다리가 긴 체형을 가진 자였다. 아직 어둑어둑한 주위로 샛노랗게 떠오른 눈동자에는 온화함이 가득했다.

“좋은 때에 일어났군 부족의 친구.”

“사냥 준비를 하고 있는 겁니까?”

점박이 독수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다네. 마침 좋은 때이니 같이 가 보지 않겠는가?”

사냥꾼들의 길잡이가 걸음을 옮겨 기원을 시작하자 무기를 손질하던 사냥꾼들은 하나둘씩 일어나 그의 옆에 묵묵히 서서 길잡이의 기원을 들었다. 다만 코티에르는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지 몰랐기에 잠자코 듣고 있는 수밖에 없었다. 하늘 저편으로 거대한 태양이 떠올랐고 눈이 쌓인 어둑어둑한 평원에는 어느새 눈이 부실 만큼 밝은 기운이 가득했다.

해가 떠오르는 동쪽을 향해

추위가 밀려오는 북쪽을 향해

빛이 오는 남쪽을 향해

해가 지는 서쪽을 향해

아버지 태양을 위해

어머니 대지를 위해

넬반 부족의 일반적인 기원이 끝나자 사냥꾼들은 무기를 듣 채 묵묵히 자신들의 인도자를 바라보았다. 점박이 독수리는 미동 없이 서 있다간 문득 고개를 들어 걸음을 옮겼고 사냥꾼들은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그를 따라 나섰다.

베오나드 코티에르는 어쩔 줄을 모른 채 있다 따라 오라는 손짓을 보이는 점박이 독수리를 보며 그를 따랐다.

“방해가 되지 않겠습니까?”

“모든 일은 이유 없이 일어나지 않지. 마침 준비를 끝마치고 사냥을 나가려는 차에 그대가 나왔지 않는가. 그대가 지금 아무 것도 이해하지 못한다 해도 아무런 문제 없어. 무언가를 이해하려면 그대는 그것과 함께 살아야 하고, 종국에는 그것의 일부가 되는 거지. 그렇게 되면 그대는 진정 그걸 이해할 수 있는 걸세. 노력한다고 해서 되는 일이 아니니까, 탓할 일은 없네.”

눈 덮인 숲은 고요했다.

제다이 나이트 베오나드 코티에르의 망토 자락이 눈밭을 사각거리며 훑고 지나가는 소리를 제외하면 사냥꾼들은 숨소리조차 내지 않았다. 그 소리가 사냥에 방해되는 것은 원치 않았기에 그는 뒤로 물러서 행렬의 끝자락에서 사냥꾼들을 따랐다.

이따금 눈이 쌓인 나뭇가지를 흔들며 날개를 치고 날아가는 묘한 새들을 제외하면 정말 이곳에 무엇인가 살고 있는 건가 싶을 만큼 혹독한 추위의 한가운데였다. 사냥꾼들의 인도자 점박이 독수리는 지팡이를 짚어 가며 여유로운 발걸음으로 움직였지만 코티에르의 눈에 그의 동선은 일관성이 없어 보였다. 때론 언덕을 오르고, 때론 내려갔으며, 숲을 빠져나와 평원에 들어섰다 다시 숲으로 돌아가는 동안 동물의 기척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다 그는 문득 나무들 사이로 그를 지긋이 노려보는 붉은 늑대 한 마리를 발견했다.

허리춤에 있는 라이트세이버에 손을 가져가며 그는 새삼 놀랐다. 도대체 어떤 존재가 그의 감각을 뚫고 이렇게 지척까지 다가올 수 있는지 그는 이해할 수 없었다. 스승을 잃은 이후, 그리고 그의 몸이 스승을 앗아간 폭발로 엉망이 된 이후 그의 감각력은 마스터 아카마르가 놀랄 만큼 예민해져 있었다. 물론 그 때문에 때론 더 심한 고통이 밀려왔지만 그가 감내 못할 것은 더 이상 없었으니까.

그가 문득 멈추어 서는 그 순간 동시에 점박이 독수리도 걸음을 멈추고 멀찍이 선 그를 돌아보았다. 사냥꾼들도 그들의 길잡이를 보며 뒤를 돌아 코티에르를 보았는데, 그들은 그가 아무 것도 없는 숲 속을 주시하고 있는 것을 보며 의아해했다.

한 걸음 옮겨 서면 자신을 노려보는 그 늑대도 동시에 한 걸음 멀어진다. 마치 그의 생각을 읽고 있기라도 한 양, 굳게 선 나무들 사이로 교묘하게 몸을 숨기는 움직임은 단순한 맹수이기에는 너무나 이질적이었다. 망토로 가려진 양 손에 라이트세이버를 쥐며 몸을 숙여도 상대는 흔들리지 않는 눈동자를 고정했다. 혹한의 추위에도 살아남은 진정한 맹수란 이런 것인가…라고, 그는 그렇게 생각했다. 로크락을 위해 아우터 림을 돌며 자연에 대한 자료 수집을 했지만 지금 그의 눈앞에 서서 그를 노려보는 이 늑대만큼은 놀라운 것이었다.

다가서는 것은 한순간이었다.

무심하게 바닥을 쓸던 망토 자락이 휘날리는 소리도, 바닥을 차며 도약하는 소리도 없었다. 한순간 사라진 그의 몸은 어느새 그 늑대가 있던 자리에 있었고, 몇 번이고 휘두른 라이트세이버의 잔상은 마치 환영처럼 순식간에 사라져갔다. 코티에르는 얼떨떨한 기분에 몸을 일으키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무것도 없었다. 마치 애초에 아무 것도 없었던 것처럼 주위는 그저 조용했고 생물의 낌새도 느껴지지 않았다. 제다이 베오나드 코티에르는 눈 쌓인 대지를 둘러보았지만 늑대 발자국은 커녕 그 타는 듯이 붉었던 털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눈에 비쳐 더 새하얗게 보이는 그의 가면은 웃고 있었지만 그는 놀란 듯 그저 허탈하게 주위를 휘휘 둘러볼 뿐이었다.

그리고 그의 무방비한 등 뒤를 노리고 쇄도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춤추듯 몸을 돌리며 라이트세이버를 휘두르자 무언가가 그의 어깨를 지나 그대로 날아가 그의 등 뒤에 있던 나무에 부딪혀 맥없이 떨어졌다. 흩날리는 검의 잔상이 없었다면 그 누구도 그가 검을 뽑아 휘둘렀으리라고 생각되지 않을 만큼 빠른 움직임이었고, 그래서 그 모습을 보며 늑대 부족의 사냥꾼들은 감탄하며 시선을 빼앗겼다. 다만 코티에르는 뒤를 돌아보고 자신이 벤 것을 발견하곤 허탈해했는데, 매끈하게 잘려 나간 머리에서 떨어져 나간 몸은 분명 넬반 고양이의 그것이었다.

그 늑대가 어디로 사라졌는지는 알 길이 없었다. 어쩌면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던 건지도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사냥꾼들의 행렬에 따라온 값은 했다고 생각하며 그는 숨이 끊긴 채 널부러진 넬반 고양이의 시체를 집어 다시금 행렬로 다가갔다.

“이런, 무슨 짓을 하는 겐가?”

점박이 독수리는 목이 잘린 넬반 고양이의 몸을 든 채 걸어오는 코티에르를 보며 허둥지둥 달려가 그에게서 그 시체를 빼앗았다. 어리둥절해하던 베오나드 코티에르는 잘린 머리와 함께 시체를 눈 쌓인 나무 아래에 묻으며 기원을 올리는 점박이 독수리를 보며 자신이 무엇인가 실수를 했다는 걸 눈치 채고 뒤에 서서 잠자코 기원이 끝나길 기다렸다.

그리고 사냥꾼들은 그대로 부족의 천막으로 돌아갔다. 코티에르는 무슨 일이냐고 묻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지금은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묵묵히 행렬을 따라 부족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부족장은 점박이 독수리의 말을 듣더니 고개를 끄덕였고, 사냥꾼들은 무기를 내려놓고 각자의 천막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했다. 다만 코티에르는 휴식을 취하기에는 편치 않은 구석이 있었기에 잠시 자신의 천막 주위를 헤메다 부족장이 있는 곳을 향했다.

늑대 부족장은 언제나처럼 마을 북쪽 언덕 위에 모닥불을 펴 놓은 채 앉아 있었고, 그래서 그녀를 찾는 일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제다이 나이트 베오나드 코티에르는 그녀에게 오늘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고, 부족장은 허허 웃으며 그의 이야기에 이렇게 대답했다.

“그렇게 말할 정도로 심한 일은 아닌데 말일세. 그 아이도 여전하군.”

코티에르는 대답 없이 부족장을 마주하고 잠자코 앉아 있다 입을 열었다.

“제가, 무엇을 잘못한 것입니까?”

“그거야 나는 설명해줄 수 없다네. 나는 주술사일 뿐이지 사냥꾼들의 인도자는 아니니까. 그에겐 그의 일이 있고, 내겐 내 일이 있는 법이지. 일개미에게 여왕개미가 어떻게 알을 낳느냐고 물을 수 없고, 여왕개미에게 일개미는 어떻게 일을 하냐고 물을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일세.”

“하지만 또한 부족장이시기도 하지 않습니까?”

부족장은 잠시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하늘을 올려다보았고, 베오나드 코티에르도 그렇게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저편에서 새카만 먹구름이 느리게 몰려오고 있었다.

“그대들이 말하는 부족장이라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부족을 이끄는 우두머리라는 말입니다.”

늑대 부족장은 허허 웃으며 대답했다.

“그럼 그대는 그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걸세. 늑대 부족원들이 부족장인 내게 속한다는 것은 나 또한 늑대 부족원들에 속한다는 말이니까. 그런 말로는 충분히 설명할 수 없는 법이지. 중요한 것은 자네가 그것의 일부가 되고, 동시에 그것이 자네의 일부가 되어 조화될 수 있다는 점이네.”

부족장과의 짤막한 대화를 끝내고 코티에르는 몸을 일으켜 사냥꾼들의 인도자인 점박이 독수리의 천막을 향했다.

점박이 독수리는 그의 천막 앞에 지팡이를 세워둔 채 기원을 외고 있는 중이었다. 몰려오는 먹구름을 향해 엄숙하게 기원을 올리는 그의 모습을 보며 코티에르는 소리 없이 다가가 잠자코 선 채 점박이 독수리를 기다렸고, 이윽고 먹구름이 그 그림자를 부족의 천막에 드리웠을 즈음에야 사냥꾼들의 길잡이는 고개를 들어 그를 맞았다. 베오나드 코티에르는 그를 대하기 어색해 하는 느낌이었지만 점박이 독수리는 아침의 일은 이미 기억이 없는 듯 쾌활한 모습이었다.

“제가 오늘 아침 무엇을 잘못했는지 듣고 싶어서 찾아왔습니다.”

“잘못이라…? 그렇게 느꼈다면 사과해야겠네.”

의아한 듯 그를 바라보는 코티에르의 눈빛에 점박이 독수리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부족의 친구가 들고 온 차를 한 모금 들이켜고 입을 열었다. 코티에르도 그 자리에 앉아 잠자코 이야기를 들었다.

“우리는 아무 이유도 없이 동물들을 사냥하지는 않네. 필요할 때가 되면 꼭 필요한 만큼만 사냥하며, 우리가 필요한 그 만큼을 그들의 고귀한 목숨으로 제공해주는 협력자들에게 감사를 표하니까. 다만 그대가 잊어버린 것은 그들에게 동의를 구하는 일이었네.”

제다이 나이트는 표정이 드러나지 않는 가면을 들어 그가 말을 계속하길 기다렸다.

“협력자들은 때로 그들의 고귀한 목숨을 제공하는 데에 동의하기도 하고, 때론 동의하지 않기도 하지. 그걸 확인하는 것은 길잡이인 내 몫이라네. 아까는 그대의 손에 숨을 거둔 협력자를 보고 내가 잠시 흥분했던 모양이지. 그대의 마음에 상처가 남았다면 그것에 대해 사과하도록 하겠네.”

“사과는 괜찮습니다. 제가 경솔했던 탓이지요. 그런데, '협력자'는 어떻게 동의를 표합니까?”

이윽고 먹구름이 머리 위 하늘을 새카맣게 가렸고, 금방이라도 눈이 쏟아질 듯 어둠이 깔리기 시작했다. 점박이 독수리는 맛있는 차였다며 몸을 일으켜 그의 천막으로 들어가려 했다. 코티에르는 눈이 내리기 시작하면 다시 사냥을 나가기까지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만 한다는 점을 알고 있었으므로 돌아서는 그의 등 뒤로 다시금 아까의 질문을 반복했다. 점박이 독수리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다시금 어둑어둑해진 하늘을 문득 올려다보며 대답했다.

“그냥 알 수 있다네. 설명하기는 어렵군.”

자신의 천막으로 들어서며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마음으로 알 수 있는 것을 머리로 이해하려 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니까.”

외전 IV : 놓칠 수 없는 것들에 대하여

온 세상을 덮기라도 하려는 듯 폭설은 일주일이나 이어졌다.

넬반 부족민들은 황야 북쪽 고산지의 거대한 동굴에 피신해 있었다. 하늘을 나는 독수리가 눈에 파묻힐 때까지 눈이 내릴 거라는 부족장의 예언은 그의 비유가 무색하지 않을 만큼 정확했다. 다만 문제는 넬반의 여름이 오기 전까지 눈이 녹길 기다려야 한다는 점이었고, 식량이 슬슬 부족하다는 것을 발견한 사냥꾼들은 눈이 그친 삼 일 후에 무기를 들고 동굴을 나섰다.

부족의 협력자인 베오나드 코티에르도 그들을 따라 나섰지만, 평원 끝자락에 서서 그를 노려보는 붉은 늑대를 보곤 또다시 바람처럼 사라져 버렸다. 혹독한 밤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는 그를 걱정하며 점박이 독수리는 부족이 모인 거대한 동굴의 입구를 지켰지만 보이는 이는 하나 없었다. 부족장은 걱정 없을 거라며 허허 웃었고, 다른 사냥꾼들은 바람처럼 사라졌다면 바람처럼 돌아오지 않겠느냐고 그를 달랬지만 점박이 독수리는 자신이 괜한 말을 한 게 아닐까 하며 불안해했다. 다음날 아침이 되어서야 그는 가면에 고드름을 주렁주렁 단 채 나타났는데, 부족민들은 무사히 돌아온 이 협력자를 보곤 달려나왔으나 그가 끌고 온 거대한 들소 한 마리를 보며 깜짝 놀라야 했다 (그리고 그렇게 걱정하던 점박이 독수리를 보며 코티에르가 한 말은 간단했다. “분명히 동의를 구했소. 마음으로 알려 하니 어찌어찌 되더군.”).

구름이 개인 하늘을 차갑에 얼어붙어 있었다. 이곳의 하늘을 올려다보면 눈이 시릴 정도로 티 없이 맑은 하늘을 보게 된 건 얼마만일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곤 했다. 그가 자란 코넬리아의 날씨에 비하면 더없이 혹독할 따름인 행성이었지만, 그래서 필사적으로 살아 나가려는 생물들의 몸부림이 더욱 더 인상깊게 다가오는 장소였다. 그래서 이렇게 떠나지 못 하는 건가?

코루선트로 돌아가면 무슨 말을 해야 하는 걸까. 이미 그의 행적에 이의를 다는 일은 없었으나 벌써 며칠이나 소식도 없이 이런 변방 행성에 잠자코 잠적중이라는 것은 그에게는 색다른 일이었다. 목적은 있었지만 이미 오래 전에 흐지부지되었고, 그래서 지금 넬반에 머무르는 이유는 차라리 그 이유 자체를 찾기 위해서였다. 새삼스러운 일이었다. 그가 마지막으로 의미를 찾기 위해 여행을 했던 때가 언제였던가. 두 번 다시 그의 스승에게 일어난 일을 벌어지지 않게 하겠다며 정의를 찾아 나선 이후로는 처음 있는 일이었다. 처음 그가 스승에 말을 어기고 코루선트를 나와 아우터 림을 떠돌았을 때의 마음은 지금으로서는 기억할 수 없었다. 묘한 일이었다.

눈 쌓인 언덕을 올라가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내린 눈은 겨울의 태양에 녹기는커녕 외려 더 단단하게 얼어버렸고 그래서 경사진 언덕은 마치 얼음 언덕이라도 되는 양 미끄러웠다.

그리고 정상에 다다랐을 때에 그는 그곳에 모닥불을 편 채 주저앉은 늑대 부족장을 발견했다.

“장작은 또 어디서 구해 오신 겁니까?”

“장작만이 아니지. 이 여름 약초도 구할 수 있었네. 지금이 이 협력자들이 필요할 시기라는 게 얄궃은 일이기는 하네만, 우리는 아무 이유 없이 어떤 행동을 하지 않으니, 그 반대의 말도 되는 걸세.”

그가 다가가 부족장의 맞은편에 앉으려 하자 그녀는 안 된다는 듯 손을 올리며 말했다.

“잠깐, 등을 돌려 별을 올려다보지 않겠나?”

“별이요? 이시간에 무슨 별이…?”

그렇게 말하며 뒤를 돌아 하늘을 올려다보자 그곳에는 분명 별이 하나 있었다. 눈부신 하늘을 스쳐 지나가며 분명히 반짝이는. 그것은 순식간에 사라져갔지만 코티에르는 놀란 채 그 자리에 말없이 서 있었다. 분명 그것은 그의 머리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 자들이 이성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을 만들어내고 또한 보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이었지만, 지금처럼 그 사실이 분명하고 또 그래서 그만큼 기이하게 다가왔던 적은 없었다. 하나 있다면 마치 환영처럼 나타났다 사라지는 그 붉은 늑대의 일이었을까.

그녀는 지금의 일을 미리 앞서 볼 수 있었던가? 그러나 이미 그녀와 점박이 독수리가 그에게 말한 바와도 같이, 마음으로 알 수 있는 일을 머리로 이해하려 하는 일은 어리석은 일이었다. 비록 그 사실이 그동안 자신이 가져온 믿음…아니 분명한 논리로 이루어진 그의 생각 전체를 뒤집는 것일지라도.

“모든 별은 누군가의 생명일세. 밤하늘을 장식하는 작지만 아름다운 별들 하나하나도, 이 새하얀 별도, 저 붉은 별도, 그리고 어둠이 내려앉은 뒤에야 수줍게 나타나는 저 푸른 별도.”

“방금의 저 별은…누구의 별이었습니까?”

부족장은 흐려진 표정으로 새하얀 지평선 저 너머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목이 길어서 슬프지만 그 슬픔 때문에 울 수 없는 불쌍한 동물이지.”

부족장은 그렇게 말하며 몸을 일으켜 언덕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베오나드 코티에르는 이 노인이 미끄러지는 아찔한 사태에 불안해하며 그녀의 뒤를 따랐지만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고 걸음을 옮길 따름이었다. 마치 어딜 디딘 채 걸음을 옮겨야만 하는지 잘 알고 있는 듯, 경사진 언덕을 걸어 내려가는 모습은 새삼스럽지만 또한 놀라운 것이었다.

언덕을 내려와 부족이 모여 있던 동굴로 다가서면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부족장은 마치 예상했던 일이라는 듯 동굴 안으로 들어섰고, 코티에르는 그녀를 따라 동굴 앞에 멈추어 섰는데, 그때 사슴 부족의 넬바니안 하나가 부족장에게 다가와 무릎을 꿇은 채 말했다.

“홀로 우는 늑대여, 사슴 부족의 부족장이…”

“죽었겠지.”

“그렇습니다. 그런데…”

“그 후계자가 발견되지 않았겠지.”

전령은 자신이 왜 이곳까지 숨이 멎는 듯한 고통을 참으며 혹한을 뚫고 달려왔는지 자책하기 시작했다. 다만 괴로운 듯 두 눈을 꼭 감은 채 말이 없는 부족장을 보던 늑대 부족민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고 곧 그가 전해온 소식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코티에르가 말이 없는 부족장을 의아하게 생각하며 입을 열려 했을 때에, 부족장이 말했다.

“자네는 들어가 쉬도록 하게. 자네의 노고는 감사하고 있어. 그리고…모여서 회의를 해야겠군.”

그 말에 부족의 젊은이 둘이 동굴 안으로 달려 들어갔고 부족장은 그들을 바라보며 따라 동굴 깊숙히 사라져갔다. 그 모습을 보다 코티에르는 그것이 실례가 될지 어떨지 확신이 서지 않은 채 부족장을 찾아 동굴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까마득한 높이와, 까마득한 깊이를 지닌 동굴이었다. 아우터 림의 이름 없는 혹성에서 본 동굴 속 신전이 생각나게 만들 정도로.

불빛도 들어오지 않을 만큼 깊숙히 들어간 그곳에는 좀 더 작은 굴이 있었다. 열댓 명의 사람들이 둘러 앉으면 딱 맞지 않을까 싶을 정도의 동굴이었다. 코티에르가 허리를 굽혀 안을 들여다보자 그곳에는 홀로 앉아 장작을 긁어 모으며 모닥불을 피울 준비를 하고 있던 늑대 부족장이 눈에 들어왔다.

“사슴 부족장이 숨을 거두리라는 것은 언제부터 알고 계셨습니까?”

“닷새 정도가 되었던 듯 하군.”

부족장을 거들던 코티에르는 문득 고개를 들어 그녀를 돌아보았다.

“그럼 어째서 아무 말도…?”

“도움을 구하지 않는 자에게 도움을 주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니까.”

모닥불이 탁탁 소리를 내며 타기 시작했고 그러자 곧이어 부족을 이끄는 몇몇 넬바니안들이 자그마한 동굴 안으로 들어섰다. 둘러선 사람들은 사냥꾼들의 길잡이인 점박이 독수리와 치료사인 상처 입은 가슴, 젊은이들의 중재자인 렌 등이었다. 그가 예상한 대로 열댓 명 가량의 사람이 모닥불을 가운데 두고 둘러 앉았고, 그러자 그 작은 동굴은 어느새 엄숙한 회합장으로 변모해 있었다.

부족장이 일반적인 기원으로 담화를 시작했다. 코티에르도 이번만큼은 그의 마음이 이끄는 대로 묵묵히 고개를 숙인 채 그녀의 한마디 한마디를 주의깊게 귀에 담았는데, 문득 그녀가 슬픔에 잠겨 있는 것을 발견하고 새삼스레 고개를 들어 부족장을 올려다보았다.

그도 부족의 협력자로서 이 회합에 참여할 자격은 충분했으나 거절한 채 동굴 밖에 묵묵히 앉아 안의 이야기를 들을 따름이었다. 그는 어디까지나 부족의 협력자에 부족하며, 그래서 부족의 일을 결정할 수는 없다며 거절하는 그의 말에 부족장은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코티에르는 왜인지 그가 점점 더 부족장을 대하기 껄끄러워한다는 점을 알고 새삼스럽게 놀랐다. 이 기묘한 불안감은 그녀가 자신에 대한 일을 하나하나 예언하고 있으리라는 것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그저 미지의 어떤 것에 대한 불안감인지도 몰랐다. 머리로 이해할 수 없는 것에 대한 그런 두려움일지도 몰랐다.

애초에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던 사슴 부족의 주술사가 죽었다는 것은 충격적인 소식이었으나 회합은 다소 조용하게 흘러갔다. 당분간 새 부족장 후계자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늑대 부족장이 그 자리를 겸해야 한다는 의견에서부터, 문제가 생기면 그들을 돕되 허락조차 받지 못한 주술사가 그들의 땅에서 의식을 치를 수는 없다는 의견, 혹은 자신의 일은 자신들이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 등 분명히 상충되는 의견이었으나 그들은 자신의 의견이 반박당함에도 아무런 감정도 없는 듯 묵묵히 대화를 이어 나갔고, 그 광경은 코티에르의 눈에 꽤나 새로운 것이었다.

그 누구도 다른 누구보다 더한 권한을 가지지 못했고, 그 누구도 다른 누구보다 더 오래 말을 하거나 혹은 많은 발언권을 얻을 수 없었다. 담뱃대가 한 사람 한 사람을 지나쳐갈 때에, 다른 사람들은 담뱃대를 든 사람의 말을 들어야 했고, 그 누구도 이야기를 하는 도중에 남을 방해하지 않았다. 그것은 오히려 평화로운 광경이었다.

해가 머리 꼭대기에 있을 무렵 시작한 회합은 태양이 잠에 겨워 그 눈동자를 슬슬 감기 시작할 무렵에도 끝을 보이지 않았다. 코티에르는 그 광경을 보며 옆에서 그에게 이런저런 조언이나 설명을 해 주던 부족의 견습 치료사 방황하는 늑대에게 물었다.

“이렇게 합의를 보지 못 할 경우에는 어떻게 하지?”

“그거야 당연히 부족장이 인도자를 위한 의식을…아 이런, 그것만은 안 되는데.”

제다이 나이트 베오나드 코티에르는 의아한 듯 되물었다.

“그건 어째서지?”

“긴 이야기야. 회합을 방해할 수는 없으니 밖에 나가서 마저 이야기를 들려주겠네.”

밖으로 나선 두 사람은 동굴을 나와 치료사의 천막 앞에 주저앉아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머리 위로부터 천천히 깊은 바다처럼 어둠이 가라앉고 있었다. 싸늘하게 얼어붙은 어둠이 하늘에 깔리기 시작하자 또다시 살을 에이는 추위가 찾아왔지만, 그것은 오히려 독한 담배를 피우기에는 좋은 날씨이기도 했다. 잠시 말이 없던 방황하는 늑대는 담뱃대를 코티에르에게 건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보통 저렇게 이야기를 나누다 만장일치가 나오지 않는 경우 부족장은 인도자를 불러내. 그러면 어떤 방식이든 인도자는 부족이 향해야 할 방향을 알려주고. 인도자의 길은 한없이 곧을 뿐인 외길이라 사실 알려줄 방향조차 존재하지 않겠지만….”

“그렇다면 최종적인 결정권은 인도자에게 있는 건가?”

담뱃대를 돌려받은 그는 깊게 한 모금을 들이쉬며 대답했다.

“아냐. 부족장이나 부족의 다른 누군가가 원하지 않는다면 얼마든지 거절할 수 있어. 다만…”

말이 이어지길 기다리며 코티에르는 인내심을 발휘하며 묵묵히 지평선을 올려다보았다. 싸늘한 저녁 하늘에는 그저 언젠가 보았던 그 깊기 짝이 없는 바다처럼 가라앉은 듯한, 지나치게 무거운 어떤 것이 있었다. 언젠가 하늘에서 흩날리던 극광을 보았을 때에, 하늘을 흘러가는 빛의 강을 보았을 때에 있었던 어떤 것이 있었다. 그것은 감정은 아니었지만, 직접 마음에 무겁게 와 닿았다.

다시금 담뱃대를 코티에르에게 건네며 젊은 견습 치료사는 그에게 물었다. 차분한 말투였지만, 어디인가 결심한 듯 굳은 마음이 느껴지는 말투였다. 어찌보면 슬픔에 잠긴 것 같기도 한 그런.

“늑대가 왜 우는지 알고 있나?”

“의사소통을 위해서지.”

코티에르의 대답에 그는 웃었다.

“그래. 하지만 늑대가 홀로 우는 때가 있어. 늑대는 외로움을 타지 않네, 하지만…”

“하지만?”

“아이를 잃었을 때만큼은 홀로 슬프게 울지.”

놀란 듯 그를 돌아보며 중얼거리는 베오나드 코티에르의 얼굴은 마치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처음이라도 되는 양 어색했고 어떤 괴리감이 느껴졌다. 자신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겠지만.

“설마 늑대 부족장의 이름은…”

두 남자는 잠시 말없이 서로 담뱃대를 교환하며 지평선으로부터 반짝이는 어스름을 바라보고 있었다. 바람이 쌓인 눈을 흩날리는 소리조차, 혹은 하늘에서 누군가의 눈물이 반짝이며 떨어지는 소리조차 없이 그저 고요했다. 모든 것이 얼어붙은 것만 같이 느껴지는 곳이었다.

“한 아이가 있었어. 그는 부족장의 손자이자 후계자였지. 어려서부터 놀랄 만큼 재치있고 주술사의 기질이 다분했기에 다른 모든 넬바니안들의 사랑을 받고 자랐다네. 물론 훌륭한 자에게는 그만큼의 시기가 뒤따르는 법이지만 그 아이에게는 그 시기심조차 무마시킬 수 있을 듯한 어떤 힘이 있었어. 사람들은 겉으로는 인도자의 뜻이라며 그가 후에 부족장이 되리라는 걸 믿은 듯 했지만 사실 지금 생각하면 그 아이 자체를 사랑해 버린 게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그가 내뿜은 연기는 문득 흩어져 가라앉은 밤하늘을 유영하는 구름에 섞여 희미하게 떠나갔다.

“그런데 어느 날 그 아이가 병에 걸린 거야. 처음에는 그저 조금 열이 나고 기침을 하기에 가벼운 감기인가 보구나, 하고 생각했지만 문제가 일어났지. 그를 치료하기 위해 부족의 치료사인 상처 입은 가슴이 치료 의식을 시작하려 했을 때에, 그 기원에 인도자가 회답하지 않은 거야. 사람들은 무슨 영문인지 몰라 하면서도 이례적인 일이었기에 부족장에게 가서 인도자를 부르라는 부탁을 했지.”

방황하는 늑대는 주저하듯 잠시 말을 멈추었다 입을 열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들은 그 아이의 목을 물어뜯는 인도자의 환영을 보게 되었어.”

“그 아이는…죽었나?”

코티에르의 대답에 그는 한숨을 내쉬었다.

“아니, 그때까지는 죽지 않았지. 사람들은 이 아이를 치료할 수 없다는 말에 모두 입을 닫아 버렸어. 부족장이 목숨처럼 아끼던 자식이었으니까 섣불리 말을 꺼낼 수는 없었겠지. 홀로 우는 늑대는 그렇게 병이 깊어가는 아이의 옆에서 밤새 앉아 무언가를 기다리는 듯 했어. 하지만 그녀는 어떤 일이 있어도 자신의 자식을 죽일 수는 없었던 거야. 그거야 물론 다들 이해할 수 있는 일이었지.”

그때 두 남자를 멀찍이서 바라보다 다가온 빗속을 걷다라는 이름의 넬바니안 소녀를 돌아본 코티에르는 그녀에게서 찻잔을 받아들었고, 고맙다는 이야기를 할 틈도 없이 후다닥 사라져가는 소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의아해했다. 방황하는 늑대는 차를 한 모금 들이키곤 말을 이어갔다.

“그런데 그 이후 그 아이가 죽고, 그 아이와 어울려 놀던 아이들이 하나둘씩 전염병으로 죽기 시작한 거야. 부족의 거의 모든 어린아이들이 죽고 나서야 전염병이 물러갔지. 홀로 우는 늑대의 일을 이해 못 하는 건 아니야, 하지만 아직까지도 그 일에 매달려 고민하고 후회하는 그녀를 보자면 뭐랄까…”

“굳이 말로 설명할 필요는 없네.”

코티에르는 지평선 너머의 어스름을 바라보며 말했다.

“마음으로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니까.”

시트

  1. 특성치
    • 5d6 이성
    • 3d6 신체
    • 4d6 마음
    • 4d6 의지
  2. 능력치
    • 2d6 정의감
    • 1d8 철저한 실리주의
    • 2d10 화술
    • 2d8 치명적이고 빠른 라이트세이버

경과&기타

20070407

- 센과의 조우 추가. 써놓고 보니 이건 또 무슨 인간인가 하는 생각밖에 안 듭… (…).

- 이 사람 말투는 원래 이렇긴 합니다만, 계속 이 사람 설정을 밀고 가야 할지는 생각해 봐야겠군요.

20070410

- Quote 추가. 멕베스에서 따온 말로 사실 이 사람 설정의 축이 되는 말이었습니다.

20070509 (…)

- 상세설정 추가. 아직 끝나지 않았으나 중요한 부분만 올려 놓았습니다.

- 살짝 잡담을 하자면…이 사람 설정을 쓰다보니 왠지 셰익스피어를 마음대로 인용하고 있다는 느낌이 문득 들었습니다. 그의 스승인 마스터 프로스페로는 템페스트에 등장하는 인물 이름이고, 행성 이름인 코렐리아Corellia는 리어 왕의 코델리아Cordelia를 변형한 느낌이 강하게 들며 (스타워즈 설정을 뒤지다 나온 행성이긴 합니다만), 그 자신의 좌우명은 멕베스에 등장하는 인용구이기까지 하니까요. 설정 중간에 등장하는 프로스페로의 말 또한 템페스트의 인용구입니다.

- 외전은…사실 시간을 끌게 된 게 이것 때문인데 정작 완성하지 못했습니다(도망간다).

- 아직 끝나지 않았고, 고쳐야 할 부분도 있고, 왠지 미심쩍은 부분도 있네요. 뭐 천천히 고쳐 나가야겠죠.

20070727

- 외전 추가. 요즈음 여기저기 글을 써 주느라 정신없이 썼군요. 이런저런 자료조사도 해야 했고 하느라 다소 늦었습니다 (매우 맞습…). 두시간에 5~6페이지 정도를 쓰려니 손가락이 날아다니는군요. 어쨌거나 다시 초고속으로 센 외전도 써야 하겠죠.

- 외전의 개인적인 느낌은 역시…능글맞은 할매(?)

20070807

- 외전(x2)추가. 기왕 쓰는 거 넬반 시리즈를 끝내 버려야겠다고 생각하며 불탔습니다 음하하(?). 어째 두 편이 모두 코티에르의 이야기인지는 좀 불분명합니다만, 그래도 뭐 생각만큼 꼬인 이야기가 아니게 된 것 만큼은 환영이군요. 사실 부족장에 대한 이야기는 센의 외전에 집어넣을 참이었지만, 그래서야 남자들의 대화가 살지 않으므로(!)코티에르의 외전으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 넬반 시리즈 세 편의 결말이 매우 비슷하게 끝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그들의 음모입니다(!)

1) Quote from Macbeth
2) Tempest의 인물 이름으로부터
3) King Lear의 인물 이름으로부터 따 온 듯
4) 유년기의 코티에르는 인도철학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설정이었습니다
5) Othello의 인물 이름
6) 스타워즈 에피소드 3의 대사에서
7) Tempest, 실제 Prospero의 대사로부터
8) 다들 아시다시피 V for Vendetta에 나온 검술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9) 센의 외전에 나오는 그 인공 꽃밭입니다. 식물이라고는 구경하기 힘든 코루선트에 정원을 만들어놓고 책을 읽는다는 거죠 (…).
10) 외전 II에서 넬반의 샤먼과 만난 이후

댓글

로키, %2007/%04/%07 %22:%Apr:

멋지군요.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는 좀 생각해 봐야 할 인물이긴 합니다만.. (저렇게 긴 대사를 플레이중 치다가는 시간 다 가요..ㅠㅠ) 철학자 테러리스트(..?)로서의 면모는 보이는데, ‘제다이’라는 느낌이 잘 안 오는 면이 있군요. 나름 생각해보고 있고 특히 넬반으로 갔다면 할일도 꽤 있을 인물이지만, ‘저인간 왜 안짤렸지?’ 하는 생각이 모락모락..(..) 어쩌면 제다이라기보다는 전직 제다이라거나 마스터 아카마르가 가끔 사용한 외부 협력자라거나 하는 게 나을지도요. 아니면 로그 제다이가 되었다거나..(그게 전직 제다이지, 참)

그리고 가면까지 그대로 유지하는 건 지나치게 만화적인 느낌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포도원의 제다이가 V for Vendetta의 패러디가 되는 건 곤란하니까요. 가이 폭스 가면까지는 곤란하고 웃는 느낌의 드로이드 얼굴 비슷한 금속 반가면이라든지 하는 건 어떨까요?

뭐, 함께 생각해 보죠. 완성되면 재굴림 기회를 드릴테니 열심히~

 
아카스트, %2007/%04/%07 %23:%Apr:

1. 대사는 물론 그대로 쳤다간 큰일납...

2. 아직 제대로된 설정은 안 된 캐릭터라, 어떻게 해야 할지는 안 정해진 면이 많아요. 이 사람을 설정하기 시작한 게 센의 면모를 분석하던 중 센의 이성적인 면모 (로크락), 신비적인 면모 (아직 설정되지 않은 넬반 부족의 인물들), 그리고 이상적인 면모 (베오나드 코티에르)로 나누어 생각하면 조금 더 충실하게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만들어본 녀석이라서요.

3. 이 사람을 로그 제다이로 생각하기는 조금 그런 게 이 사람은 시스에 대한 반감은 가지고 있으니까요. 센이 생각하는 것과 똑같이 폭력을 종식시키기 위한 방법으로서는 폭력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고, 게다가 사람들을 위한 면도 강하므로 사람들을 위한 정부(라고 표방하는) 공화국에 반기를 들 이유는 없죠, 반대로 제국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 해요. 이 인간이 잘리지 않은 이유는 역시 생각을 알 수 없는 능글맞은 노인네 아카마르만이 알고 있을 겁... (←). 아니면 그냥 일반적인 전직 제다이로 아카마르의 해결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봐도 되겠죠. 제다이에 협력하되 일원은 되지 않는 외부인적인 역할도 나쁘지 않겠구요.

4. 가면은 가이 폭스 가면이 아니라 널리고 널린 적당한 금속제 오페라 가면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만은...(이 가면이 꽤나 미묘한 게, 무표정을 가정하고 만든 듯 한데도 그림자가 진 가면을 쓰고 연기하는 걸 보면 웃는다고밖에 생각이 안 들어서 말이죠). 드로이드 얼굴 하면 요즈음 생각나는 건 그리버스 장군 정도라서 말이죠(...). 그 쪽도 생각해 봐야겠군요.

5. 사실 이 사람이 V와 많이 다른 점이...적어도 V는 지식으로 점철된 대화를 하는 거지 저 사람처럼 동문서답에 장광설을 늘어놓는 타입은 아니라서요. 가면+단검 형식의 라세+시스에 대한 테러를 제외하면 V와의 연관성은 그리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저 특성 중 시스에 대한 테러라는 면에서 V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던 거구요. 로크락이 과학적인 면에서는 기계를 만드는 실천가 타입이라는 것에 착안에 동물이나 식물 등을 채집하고 관찰하는 연구적인 면모도 생각해 두었습니다만, 이 번외에서는 적절하지 않아 넣지는 않았죠.

6. 글쎄요, 과연 완성할 수 있을지(...).

 
로키, %2007/%04/%08 %00:%Apr:

3. 로그 제다이라 해도 시스에 대한 반감은 충분히 가질 수 있죠. 다크 제다이도 제다이와 시스를 둘다 싫어하기도 하는 걸요. 포스 유저라고 반드시 둘중 하나여야 하는 건 아니니까.. 게다가 원칙적으로 평생직인 제다이에 ‘일반’ 전직 제다이라는 건 없고, 뭔가 사연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상 대립 때문에 공의회를 자발적으로 떠난 경우도 없지는 않지만, 그런 경우는 어떤 사상 대립인지가 중요하겠죠.

4. 오페라 가면도 괜찮겠군요. (눈웃음짓는 가면? (..))

5. 제일 관심이 가는 건 아무래도 테러에 대한 부분이군요. 물론 그 이전에 스스로 생각하는 정당성이라든지 하는 인간적·지적 면모도 중요할 테고요.

6. 제가 다룰 수 있을만큼만 해주시면 되니까요, 그 부분은.

 
아카스트, %2007/%04/%11 %05:%Apr:

3.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미묘한 문제가 되어 설정하지는 않았는데, 새로 붙인 quote가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사실 이 사람 설정의 축이 되는 말입니다.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가능성이 많을 따름이지만요. 있으면 어색하지만 나가도 미묘한 사람이라, 조금 더 생각을 해 봐야겠네요. 시스에 대한 테러를 일삼다 시스가 그 보복으로 죄없는 사람들을 죽이고 공의회에서 그래야 했었냐는 반발이 있었다던지 하는 설정도 생각은 해 두었지만 아직은 모르겠군요.

4. 삐에로 가면은 어떠십...(후다닥). 삐에로 가면을 쓰고 돌아다니는 제다이라, 괴악하군요.

5. 테러에 대한 부분은 설정이 그런대로 되어 있지만 3번에 언급한 부분이 아직 미묘한지라 결정되기 전까지 올리기는 힘들지도 모르겠네요.

6. 그럼 일단 대사량은 좀 늘리겠...(물론 농담).

 
로키, %2007/%04/%11 %09:%Apr:

3. 그 설정 괜찮아 보이는걸요. 새로 단 인용구도 멋집니다. 테러의 대상이 민간 시설에까지 확장되고 (캠페인 설정에서 시스는 여기저기에 침투해 있으니) 더이상 제다이 공의회에서 제어할 수가 없게 되었다든지 하는 건 어떠려나요. 저 말이 신조라면 자기 신념과 기준에 철저한만큼 타협도 하지 않을 걸로 보이니까요.

5. 그 부분은 좀더 생각하고 얘기해 보도록 하죠.

 
로키, %2007/%05/%10 %10:%May:

이야.. 대량의 업데이트라니 너무 기쁜걸요! 조금씩 인물이 잡혀가고 있는 것 같아서 기쁩니다. 폭력과 정의의 관계에 대해서 상당히 생각해볼 게 많은 인물이 되었는걸요. 진행중인 캠페인에도 잘 들어맞고, 센의 정의감과도 잘 연관되는 인물인 것 같습니다. 설정이 늘어나도 어떤 선을 넘으면 더이상 이해할 수 없는 인물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지만, 그건 또 ‘알 수 없다’는 전제로 작업할 수밖에 없을지도요.

지금 제가 이해하기로는 누구보다도 많이 알고, 멀리 보고, 폭력을 결코 즐기지 않으며 오히려 그 필요성을 혐오하는 편에 가깝지만 다른 사람이 피로 손을 더럽히지 않도록 자기가 나서는 인물이고, ‘피를 묻히지 않게 해주고 싶다’고 생각하는 주요 대상 중 하나가 센일 것 같은데.. 이 해석이 맞는지요?

한가지 눈에 띄는 건, 스승 (프로스페로 옹!)이 죽었을 때 그의 행동에 대해서.. 감정을 배제한 이성적인 복수라는 게 과연 있을 수 있을까요? 자기방어,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을 막는 본보기, 혹은 범죄에 대한 응징 정도의 이유가 아니면 이성적인 동기라고 보기는 힘들겠죠. 복수는 근본적으로 감정적인 동기이기 때문에 이성적인 복수라는 말은 성립하지 않는 것 같아요. 어쨌든 상대는 무기를 들고 있었고 코티에르는 극심한 부상을 입은 상황이었으니 죽이지 않고 제압하기 힘들었다고 이해받았을 것 같긴 하지만요. 그를 발견한 두 제다이는 어떻게 생각했을지도 궁금하군요.

 
아카스트, %2007/%05/%10 %11:%May:

아직 폭력과 정의 부분에 대해 제대로된 틀이 잡히지 않은지라, 최대한 빨리 업데이트할 생각입니다. 이전에 써 둔 게 있긴 한데 수정이 필요할 듯 싶어서 말이죠. 이 사람의 설정은 대부분 겉으로 보이는 관찰자 시점에서의 설정이라고 생각한 채로 작성했는데, 문제가 되는 것은 이 사람의 철학자적인 면모에 대한 설정이 많이 들어가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뭐, 어떤 사건으로 작성하기는 힘든 부분이니까 따로 파트를 나누어 설명해야 하겠지만요. 지금 작성한 성향의 파트는 더 더하기...힘들겠죠 아마.

해석에 관해서는 아직 전부 답하기는 힘들겠고, 이전에 블로그에 올렸던, 센과의 대화 일부분을 옮겨 보겠습니다.

“더이상 그 칼이 필요하지 않게 되면 어떻게 해야 하죠?” “부러뜨려야지.”

그 소년은 언제나 그랬듯 그의 가면을 꿰뚫어 볼 수 있는 것만 같았다. 저 눈동자, 웃는 가면 아래로 웃는 얼굴을 발견할 수 있었던 눈동자는 다시금 그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었다. 새삼스러운 듯이.

“아니면 두 번 다시 찾을 수 없도록 숨겨놓는 것도 나쁘지 않겠네, 파다완 센. 자네 부족에 전해지는 돌에 박힌 전설의 검처럼 언젠가 다시 필요할 때에 필요한 자가 다시 찾아서 쓸 수 있도록 말이지.”

일단 그 해석은 맞습니다. 거기에 V처럼 그 폭력을 혐오하지만 ‘폭력을 없애기 위한 폭력’으로서 그것을 사용하고 그 이후에는 그것을 버릴 생각인 캐릭터가 되겠죠. 센에 관해서는...미묘한 문제가 되겠지만 확실히 주요 대상 중 하나는 센이겠네요. 그는 센이 자신이 생각하는 과정 (폭력→폭력을 향한 폭력→자신의 폭력을 종식)을 센이 반복하게 놔 두고 싶지는 않겠죠.

그 복수에 대한 것도 아직 자세히 설명되지는 않겠는데...아마 센이 카론 번외편에서 언급한 것에 대한 해석을 붙이면 어떨까 합니다. 그는 ‘시스에 자발적으로 협력한 자’와 ‘어쩔 수 없이 협력한 자’를 구분하는데, 전자는 시스와 같은 ‘폭력’으로 간주하고 테러를 가한다는 거겠죠. ‘활동’ 파트 후반에 나온 그의 활동도 그것에 기반한 것이겠구요. 그러나 의도가 어찌 되었든 그것은 복수라고 생각했습니다. 폭력에 대한 폭력으로서의 복수 말이죠.

그를 발견한 제다이들은...내 코티에르는 이렇지 않아! 라고 반응하지는 않았겠죠? (맞으며 도망간다)

p.s. 그리고 이 사람 두번째 외전은 보이시는 대로 넬반으로의 첫 여행입니다. 아마 시스와 넬바니안들의 갈등은 보여지지 않겠지만, 지금 그가 생각하는 것에 대해 어느정도 설명은 되겠죠 (예컨대 ‘그의 검’은 복수를, ‘자신의 의지’는 정의를 상징한다던지 말이죠. 코티에르가 행동하는 척도는 그의 정의를 기반으로 하니까). 사실 이걸 쓰려고 참고도서를 몇 권 읽다 시간이 꽤나 흘러버렸...(후다닥...타앙).

 
로키, %2007/%05/%12 %11:%May:

폭력에 대응하기 위한 폭력이라는, 어떻게 보면 모순된 개념을 자신의 내부에서 조화시킬 수 있는 인물이라는 건가요. 그러면서도 폭력에 도취되지 않을 수 있는 것이 철학의 힘일지도요. 그의 행동이 복수라는 게 코티에르의 해석일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게 가능할 수 있는 방법이 슬금슬금 떠오르긴 하는군요. 분노 기능론이라든가... 이 인물에 대한 생각들을 정리하기 위해 저도 이 페이지에 내용을 추가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위키의 묘미!) 코티에르를 발견한 두 제다이도 주변 인물로 나름 활용할 수 있겠고요.

지금까지의 분량으로 재굴림 기회 드리기에는 충분하다고 생각되므로 센의 시트에 적어두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 추가되는 것도 분량이 적당하다고 생각하면 더 드릴테니, 열심히 써주세요. ^^ 그 노력에 더 좋은 캠페인으로 보답하도록 최선을 다하도록 하죠.

 
로키, %2007/%07/%28 %11:%Jul:

멋지군요~ 재굴림 기회 하나 받아가시고, 조금씩 늑대 부족의 이미지가 잡히는 것 같네요.

 
로키, %2007/%08/%07 %16:%Aug:

새로 추가된 두 외전도 잘 읽었습니다. 재굴림 기회 두 개 더해드리고, 음.. 어쨌든 감동적으로 읽은 만큼 고민도 생기네요. 꽤나 세속적인(?) 성향인 제가 이런 분위기를 캠페인에 얼마나 반영할 수 있을지… 뭐 일단은 세계관의 충돌 정도 얘기로 이끌어가고 제 재해석도 가미할 테니, 이의가 있는 부분은 그때그때 얘기해주시면 둘이서 토론해서 조정할 수 있겠죠. 어쨌든 넬반 캠페인 부분에 많은 참고가 되겠습니다. 한 가지 의문이라면, 넬바니안에게는 상하 관계가 없다는 얘기하고 사슴 부족 전령이 늑대 부족장에게 무릎을 꿇은 건 좀 모순이 있지 않을까요? 어쨌든 타인 앞에서 자세를 낮추는 건 가장 보편적인 굴종의 표시이기도 하니까요.

 
아카스트, %2007/%08/%07 %22:%Aug:

코티에르를 다루시는 걸 보면 세속적이시기만 한 건 아닐 것 같은…(도마행).

전령이 무릎을 꿇은 건 그냥 이 사람이 지치고 다급하다는 걸 전달하기 위한 표현이었는데 그렇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겠군요. 다음 외전 올릴 때 수정하도록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