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Anna Kreider 作 폴라리스 서플먼트인 그대는 전사일 뿐 (Thou Art But a Warrior)에 나오는 '불화' 규칙입니다. 불화는 배경상 중요한 사건을 동시에 겪어서 플레이에 통일성을 주고, 전체 플레이에 뚜렷한 결말을 내며, 각 인물별 결말이 죽음 혹은 타락보다 다양해지는 장점이 있습니다.
불화는 0에서 시작해서 주인공이 한 번 성장할 때마다 1점씩 증가합니다. 불화가 5의 배수가 되면 배경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이 사건은 전원이 합의해서 설정합니다. 먼저 어떤 사건인지 정한 뒤, 각 '마음'1)이 이 사건에 관여되는 짤막한 장면을 '후회'2)가 설정합니다. 사건을 발동시킨 (즉 불화를 5의 배수로 만든) '마음'부터 시작하여 전원이 사건 내의 장면을 하나씩 합니다. 이 특수 장면 동안에는 성장 굴림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주인공이 초심자에서 베테랑으로 넘어갈 때에는 불화를 1점이 아닌 2점을 늘린다.
불화가 20점이 되면 플레이가 종료한다.
불화 0점일 때는 상황이 어렵기는 하지만 절망적이지는 않다. 비록 피를 많이 흘리고 희생이 많지만 적의 기세에 도시가 약해질 정도는 아니다. 비록 고참들은 이전보다 상황이 나빠졌다고 궁시렁거리지만, 신참인 주인공들은 이길 것이라는 희망이 충만하다.
따라서 이 단계에서 '후회'는 적이 도시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는 서술은 할 수 없다. 물론 적이 무력한 것은 아니지만, 양자의 세력이 동등한 상황에서 교착 상태라는 것이다. 그러나 도시 거주민에 대한 서술에는 제약을 받지 않는다.
도시 내의 부패와 타락이 명백해진다. 그 형태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모두 합의해서 정한다. 구체적인 형태가 무엇이든 이 타락은 민족의 힘과 혼을 약화시키는 것이다. 게다가 눈에 보이는 것은 빙산의 일각일 수도 있다. 고위 관리가 자신의 배를 채우고 있었다거나, 도시 내에서 부당한 탄압이 일어나고 있다거나, 법정에서 뇌물을 받고 있다거나, 도시 내에서 적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거나 하는 상황이다.
불화가 5점이 되면 이를 촉발한 주인공은 이 부패가 만천하에 들어나는 특수 장면을 한다. 이 장면 이후에는 '후회'는 적이 승리하는 서술을 할 수 있지만, 그 승리는 지속적일 수는 없다. 적이 아군의 보루를 점령하거나 일시적으로 영토를 넓히더라도 오래지 않아 상황은 원상회복될 것이다.
도시의 불화가 10점이 되면 민족의 의지를 꺾는 재앙이 일어나는 특수 장면이 촉발된다. 이 재앙이 무엇인지는 전원이 잘 의논해서 정하도록 한다. 예를 들어 후계자 없이 왕이 죽어 권력 다툼이 일어난다거나, 존경받는 군단장이 전사하여 전사들이 절망에 빠진다거나, 내부에서 폭동이 일어나 전사들이 어쩔 수 없이 폭동을 진압한다거나, 적과 내통하는 내부조직이 발견된다거나 하는 것이 그 예이다. 이때부터 '후회'는 제한 없이 어떤 서술이든 할 수 있다.
이미 전세는 기울어 패배는 언제 덮쳐올 지 모르는 해일처럼 피할 수 없는 일이 되었다. 이제 시간 문제일 뿐이다. 이 시점에서 적은 의문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결정적인 승리를 쟁취한다. 구체적인 방식은 참가자들이 정한다. 적이 도시의 핵심부를 점령하고 왕을 죽인다든지, 내부의 배신으로 요충지가 함락당한다든지, 적의 살육과 파괴에 민생이 하루하루 피폐해진다든지, 이웃 도시가 점령당한다든지 하는 것이 그 예이다.
불화가 15점이 되면 이를 촉발한 주인공은 도시를 절망에 빠뜨리고 희망의 여지를 남기지 않는 결정적인 패배와 관련된 장면을 한다. 이 장면 이후에는 '마음'은 민족이 의미 있는 승리를 쟁취하는 서술은 할 수 없게 된다. 애써 영토를 수복했지만 너무 손실이 크다든지, 전사들의 반을 잃어가며 간신히 적을 밀어냈다든지 하는 것이 그 예이다. 아군이 승리를 하더라도 씁쓸한 뒷맛을 남길 것이다.
불화가 20점이 되면 도시가 함락당한다. 주인공이 생존해 있는 '마음'은 각자 주인공이 이 패배에 반응하고 이후 행방을 결정하는 짧은 결말 장면을 한다. 의무적인 것은 아니지만 몇 가지 기준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주인공에게 열정이 남아있고 아직 베테랑이 되지 않았다면 그는 아직 신념과 헌신이 남아있는 것이다. 비록 도시는 무너졌지만 그는 민족을 부흥시키고 침략자를 몰아내는 대의에 헌신하고 있다. 실패할 수밖에 없는 대의이기에 더욱 비극적이지만.
주인공이 베테랑으로 전환했지만 피로가 4에 달하지 않았다면 절망에 빠졌으되 신의를 저버리지 않은 것이다. 도시 함락 이후 그는 맹세에서 놓여나 다른 삶을 추구할 수도 있다. 학자가 될 수도 있고, 다른 도시로 도망칠 수도 있고, 전투 중에 생명을 희생할 수도 있다. 여생을 어떻게 보내든, 도시와 민족을 지키지 못했다는 사실은 평생 남아있을 것이다.
'후회'는 이 최종 장면에 어떤 식으로도 개입할 수 없다.
최종 장면을 모두 서술하면 이야기는 끝이 난다.
빠르게 진행하려면 인물이 성장할 때 불화를 1점이 아니라 2점 늘리며, 초심자에서 베테랑으로 전환할 때마다 2점 대신 3점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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