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너머에

필자는 졸저 검은 철에서 총기의 전파에 대해 언급한 바 있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의문을 제기하신게, 듀리온 왕국이 돈울프진 뤠이신의 검지를 통해, 영지를 대폭 축소하고 그 잉여 토지를 국유화하는 대개혁을 통해서 간신히 확보할 수 있었던 총기를, 어떻게 자비에르 대주교와 천의 성기사가 소지할 수 있었는지1) 의 여부입니다. 당시 안키아 산성을 점거2)하였다고는 하지만, 안키아는 말 그대로 산성이며, 결코 경제적으로 다른 영주들이나 제후국들에 비할 바가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안키아의 총기 보유량은 기적적입니다.

이에 필자는 당시의 자비에르와 그 수하들이 경제력을 확보한 방법에 대한 자료를 다시 개재하고자 합니다.

(전략) 이에 세바스틴 형제가 말하길, 산 밑의 마을에 이교도가 많으니 마땅히 징계하여야 할 것이라 하였다. 이에 키릴 형제와 백명의 형제들이 산을 내려가 데오스의 이름 아래 이교도를 징벌하였다. 예언자께서 말씀하시길, 부정한 이교도가 재물을 탐하여 많은 재물을 모았으나, 이제 데오스와 그를 따르는 우리 형제들의 것이 되니, 하늘의 왕을 찬양할지어다. 이교도의 금과 은이 다시 이교도를 무찌를 창과 활이 되리라 하시니 모두들 환호하며 반겼다. 백명의 형제가 내려가 단 한 사람도 다친 이가 없으니, 이 또한 데오스의 가호로다. (후략)

당시 안키아에 자리를 잡은 자비에르는 그를 따르는 무리와 함께 수시로 “엘레할의 노예” 들에게 “데오스의 심판” 을 행한 것으로 드러나 있습니다. 그런데 당시에는 반도에 엘레할 신앙이 넓은 저변으로 퍼져 있었습니다. 여러 기록에서 입증되듯, 특별히 엘레할을 독실하게 믿지 않더라도 아이의 출생이나 혼인, 장례와 같은 절차를 엘레할의 사제의 주관 아래 행하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었습니다. 심지어는 건국왕 전하조차 그 출생은 엘레할의 사제에게 축복3)받으신 것입니다. 이는 신앙의 여부와 별도로, 하나의 풍습과도 같은 것이었습니다. 게다가, 자비에르가 안키아에 갓 자리를 잡은 전후의 우노스 정교회는 교회로서의 세력을 아직 굳히지 못한 상태였으므로, 반도 내의 사람들에게 종교에 대해서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것입니다. 이를 두고 “이교도” 라 칭하게 되면, 반도에 거주하는 인간의 과반수가 이교도가 되는 셈입니다.

한편, 위의 기록에 언급된 것처럼 백 명의 인원 중에 단 한 사람도 죽거나 다치지 않았다면, 무방비 상태의 상대를 공격했을 것임은 자명합니다.

실제로 당시의 “심판” 은 주위의 민가를 대상으로 무차별로 행해졌는데, 사람은 이교도라 하여 죽이고 그 재물은 강탈하였습니다. 당시의 “천벌” 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기록의 일부를 개재합니다.

(전략) 그리하여 나는 소매를 구겨 입 속에 넣고, 그대로 짚단 속에 몸을 숨겼다. 여기저기서 발자국 소리와 고함 소리가 어지럽게 들렸다. 울음 소리가 배어나올까봐 입에 넣은 옷소매를 꽉 깨물었다. 그렇게 숨어서 오들오들 떨면서, 나는 수십번 신의 이름을 되뇌었다. 엘레할이건 데오스건 어느 쪽이든 좋으니, 저 악당들의 손에서 부모님을 지켜 달라고. 그때의 나는 신에게 빌고, 도적들을 저주했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나는 진정 나의 비겁함을 저주했어야 했다. 아아, 나는 왜 그때 홀로 짚 속에 몸을 숨겼던가.

발걸음 소리. 사람들의 떠드는 소리가 아스라히 멀어지고, 저 멀리서 닭 우는 소리가 다섯번 들린 뒤에야 나는 짚단 밖으로 기어나왔다. 새벽 햇살이 일그러지고 번져 보여서, 몇 차례고 눈을 깜빡였지만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 눈을 비비며, 조심스레 부모님을 불렀지만 대답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보았다. 이미 절반 이상이 타들어간 채로 불길에 휩싸인 마을을. 아직 해가 완전히 뜨지 않았지만 그곳은 대낮처럼 밝았다. 십수년간 내가 나고 자라온 집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이미 거뭇거뭇한 잿더미만이 가득했다. 내가 타고 놀던 커다란 나무엔 일전에 밧줄을 매어 그네를 만들어 두었었는데, 그곳에 누군가가 기대어 쓰러져 있었다. 조심스레 다가가 봤을때, 나는 저도 모르게 숨을 삼켰다. 그 팔뚝의 십자 흉터는 분명 제프의 것이었지만, 그는 머리가 남아있지 않았다. 무엇에 홀린 것처럼, 그의 목에서 떨어진 핏방울을 따라 비틀거리는 걸음을 옮겼다. 타들어가는 건물과 반쯤 재가 된 폐허를 지나, 마을 중앙의 공터에 다다랐다. 불길을 등진 수많은 검은 그림자들은 마치 정다운 얼굴들 같아서 나는 몇 번이고 넘어지면서도 그곳을 향해 달렸다. 아니, 기었다. 다가가보니 그것은 땅에 빽빽하게 꽂힌 장대였다. 사람 키만한 장대를 바라보며 일어나 두어 걸음 다가가보니, 장대 위에는 낯익은 얼굴들이 매달려 있었다. 그곳에서 눈을 부릅뜬 아버지와 어머니를 찾아냈을 때, 나는 저도 모르게 무릎을 꿇고 말았다. (후략)

듀리온 왕국의 건국에서 우노스 정교회의 지대한 공헌을 의심하는 이는 없습니다.

필자 역시 왕국에 새로운 사상을 제공한 점과, 최초로 구 제국의 지배계급 - 피지배계급 사이의 차이를 강조하여 독립전쟁의 명분을 세운 점, 그리고 총기를 도입하고 그 위력을 실증하여 전투를 민중의 것으로 만든 점에서, 우노스 정교회는 건국사에서 가장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였음을 확신합니다.

예로부터 대의를 위해 소를 희생하는 것은 역사에서 자주 나타난 장면이었습니다. 눈에 티끝이 묻었다 하여 시야가 가려지지 않는 것처럼, 자비에르와 그를 따르는 천의 성기사들이 안키아 주둔 시절에 행한 저 “천벌”이, 건국사에서 그들이 세운 큰 공헌을 덮지는 못할 것입니다. 하물며 그 “엘레할의 피” 로 모은 총기가 민중의 시대를 연 열쇠가 되기도 했으니 말입니다. 게다가, 그들이 대의를 행하는 과정에서 어린아이들을 살려 두지 않았으니 후환을 완전히 제거한 신중함과 선견지명이 있다고 할 것이며, 그러면서도 짚단 속을 꼼꼼히 창으로 찌르지 않아 몇 사람이 살아남을 기회를 주었으니 자비롭고 관대하다 할 수 것입니다.

그저 우리는 잊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향유하는 지금의 평화와 번영의 아래에 얼마나 많은 피가 깔려 있는가를.

1) 세 가지 보배의 견해에 따름
2) 장작불 위에서의 연설의 견해를 따름
3) 일곱 가지 선물의 견해를 따름

댓글

오승한, %2007/%10/%30 %09:%Oct:

와하하하(이글이글)

 
정석한, %2007/%10/%30 %11:%Oct:

에헤헤헤 (둥둥둥둥?)

그저 굴욕 일기가 읽고 싶었어요. 제 것이던, 다른 분의 것이던 간에. (……)

 
로키, %2007/%10/%30 %12:%Oct:

선전포고로군요(?) 복스양의 별로 안 좋은 기분이 드러나는 비꼬는 말투가 걸작입니다. (그런데 기사를 약간 빨리 업로드하시는 듯도.. '도끼와 검'은 26일 17:24 완성인데, '검은 철'은 28일 03:10 완성으로 나와서요.)

 
정석한, %2007/%10/%30 %12:%Oct:

아. 그렇군요. 주기가 2일이라는 이야기에, 날짜만 바뀌면 되는 것으로 생각을 했었습니다. 이후로는 48시간 경과를 기다렸다가 업로드 하겠습니다. ;;

(승한님 미워요! 맨날 룰 틀리게 알려주심 (…))

 
정석한, %2007/%10/%30 %12:%Oct:

주기가 돌아오지 않아도 기사는 업데이트 할 수가 있고, 자금이나 권위도 관련 변화만 없는 것이 규칙이라 하니 관련된 자금과 권위도를 회수하였습니다. 5시간 후에 하나 더 써야겠습니다. (…) 진정한 찌라시 기자의 길 (…)

 
오승한, %2007/%10/%30 %13:%Oct:

얼라, 그냥 시간상 이틀이 아니었던가요?(…)

그건 그렇고, 그럼 기다렸다가 자금과 권위도를 올릴 수 있지 않나요?

일부러 일찍 쓴 것도 아니고.

 
정석한, %2007/%10/%30 %18:%Oct:

지금은 제가 특별히 글 업로드에 부자유스러운 처지가 아니니까, 마침 기사꺼리도 준비해 둔 김에 하나 더 업데이트 하는 쪽으로 마무리짓겠습니다. 다음부터 시간 관련해서 조심하면 되겠죠. ^^; 규칙을 모르고 한 실수라지만, 이제 규칙을 알고 또 제 능력으로 올바르게 바로잡을 수 있는 부분인데 굳이 번거롭게 기다렸다가 올바르지 못하게 처리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로키, %2007/%10/%31 %02:%Oct:

사실 그 점에 대해서 저도 해석이 애매하고 승한님 해석처럼 다른 해석도 존재해서 잘못 적용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다만 48시간으로 하는 편이 더 간단하고, 연구 기간이 자꾸 짧아지는 쪽으로 밀리는 걸 경계했을 뿐이죠. 날짜가 바뀌어야 하는 걸로 일관되기 적용하기만 하면 문제 없을 것 같은데요? 미리 업로드한 글이라도 기간이 찰 때까지 (대기중)으로 해두면 되고요.

 
정석한, %2007/%10/%31 %10:%Oct:

그럼 다음부터 이런 문제는 대기중으로 해 두기로 하고, 이번에는 기왕지사 하나 또 올렸으니 이 글은 주기 이전에 쓴 글로서 권위도나 자금에는 변화를 주지 않은 것으로 처리하겠사옵니다 +_+

 
_엔, %2007/%10/%30 %16:%Oct:

그래요. 요정에 어두운 면이 있는 것만큼 교회에도 잔인한 면이 있는 것이지요 +_+ 각자의 어둠(…)을 받아들이며 달려보아요~

 
오승한, %2007/%11/%03 %18:%Nov:

고대하고 고대하시던 반박 경매입니다.(둥둥둥둥 두둥둥둥)

자비에르 권위도 7 + 반박자금 5 = 12로 들어갑니다.

 
정석한, %2007/%11/%03 %22:%Nov:

자비에르 권위도 4 + 반박자금 9 = 13으로 받습니다.

 
로키, %2007/%11/%04 %01:%Nov:

복스양의 자금력은 좀 소모시킬 필요가 있으니(..) 수사님께 연구자금 3점 보태드립니다. 현재 '분업'이 15점입니다.

 
정석한, %2007/%11/%04 %02:%Nov:

3점 보태서 (12점 소모) 총 16점입니다.

 
_엔, %2007/%11/%04 %04:%Nov:

'빛의 너머에'에 1점 더합니다. 총 17점.

 
오승한, %2007/%11/%04 %07:%Nov:

3점 추가, 18점 입니다.

 
정석한, %2007/%11/%04 %12:%Nov:

2점 추가(14점 소모) 해서 19점입니다.

 
오승한, %2007/%11/%05 %09:%Nov:

1점 추가, 19점 입니다.

 
정석한, %2007/%11/%05 %12:%Nov:

1점 추가, 20점입니다.

 
오승한, %2007/%11/%05 %18:%Nov:

+2점, 21!

 
오승한, %2007/%11/%05 %18:%Nov:

+2점, 23!

 
오승한, %2007/%11/%05 %18:%Nov:

+2점, 25!

 
오승한, %2007/%11/%05 %18:%Nov:

+3점, 28!

 
오승한, %2007/%11/%05 %18:%Nov:

+1점, 29!

 
오승한, %2007/%11/%05 %18:%Nov:

승리!

 
정석한, %2007/%11/%05 %18:%Nov:

누구 마음대로 승리 (?)

 
정석한, %2007/%11/%05 %18:%Nov:

+2. 22

 
정석한, %2007/%11/%05 %18:%Nov:

+2. 24

 
정석한, %2007/%11/%05 %18:%Nov:

+2. 26

 
정석한, %2007/%11/%05 %18:%Nov:

+3. 29

 
정석한, %2007/%11/%05 %18:%Nov:

+1. 30

 
오승한, %2007/%11/%05 %18:%Nov:

18시 7분 까지입니다~

 
정석한, %2007/%11/%05 %18:%Nov:

그러면 서로 18시 07분 이후에 사용한 권위도는 무효가 되는 것이지요?

 
오승한, %2007/%11/%05 %18:%Nov:

예. (상처뿐인 승리이지만…)

 
정석한, %2007/%11/%03 %22:%Nov:

저는 이미 피같은(!) 자금 9점을 쏟았으므로 물러설 의향이 없습니다. 게다가 복스양이 이기려면 크림소스 수사님보다 4점을 더 써야 하는데 그 점 만으로도 저는 대단히 억울한고로 이후의 크림소스 수사님의 상회입찰이 있을 경우, 제가 이기면 수사님의 자비에르 권위도를 0으로 할 것을 약속 드립니다. +_+ 지금 물러서면 권위도 2점 깍는 걸로 용서(?)해 드릴게요.

(수정주의 디플로머시[…])

 
오승한, %2007/%11/%03 %23:%Nov:

지금 석한님이 35점인가요?

만약 여기서 제가 물러선다면 석한님의 자본력을 이용한 독주는 끝없이 이어질 것입니다.

사회정의를 위하여, 모두들 제게 힘을 보태 주세요(…)

 
정석한, %2007/%11/%04 %02:%Nov:

어느 분이 분업쪽에 힘을 보태는지… 지켜보겠습니다. +_+

 
오승한, %2007/%11/%05 %17:%Nov:

슬슬 전운이 감돌기 시작한다앗!

 
정석한, %2007/%11/%05 %17:%Nov:

기습은 안 통할 거라고 말씀 드렸던 것 같습니다. (..)

 
오승한, %2007/%11/%05 %18:%Nov:

사실 이건 기습이라기보다는, 승률 낮은 격투게임 하는 기분(…) (훌쩍)

 
정석한, %2007/%11/%05 %18:%Nov:

일단 초시계 일발 장전 (..)

 
오승한, %2007/%11/%05 %18:%Nov:

결전의 시간이 다가왔도다(?)

 
정석한, %2007/%11/%05 %18:%Nov:

거 참. ;

 
오승한, %2007/%11/%05 %18:%Nov:

제가 승리를 주장하는 이유는 18:07분까지가 정식 경매 기간이었고, 18:07분 결과는 28:26이었습니다.

저는 일단 이렇게 생각하는데, 다른 분들의 의견도 수렴하겠습니다;

 
정석한, %2007/%11/%05 %18:%Nov:

자금과 권위도 조정을 하고자 하니, 경매의 결과에 의거하여 결과 반영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오승한, %2007/%11/%05 %18:%Nov:

복스 포퓰리 자비에르 권위도 -1 하겠습니다. (돈을 환불해드리겠습니다!)

 
정석한, %2007/%11/%05 %18:%Nov:

이로서 본 기사는 미확인 내용을 보도한 거짓 기사가 되므로, 해당 기사가 참고하는 기사가 반박당할 경우의 권위도에도 가산되지 않겠지요?

 
오승한, %2007/%11/%05 %18:%Nov:

이건 저번 플레이 때 논의한 사항인데, "그냥 가산한다"로 했었습니다. (게임의 편의를 위해)

 
정석한, %2007/%11/%05 %18:%Nov:

예. 알겠습니다.

 
정석한, %2007/%11/%05 %18:%Nov:

그런데 경매 자금이 서로 동등한 상태로 경매가 종료되면 어떻게 되나요? 경매 과정에서 서로간의 총합이 동등했던 순간이 있었기 때문에 드리는 질문입니다.

 
오승한, %2007/%11/%05 %18:%Nov:

도전받는 사람이 이기는 것으로 정했습니다.

 

Fatal error: Allowed memory size of 50331648 bytes exhausted (tried to allocate 40 bytes) in /web/home/eldir/html/wiki/inc/auth/plain.class.php on line 2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