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업

잃어버린 역사를 복원해 나가는 모든 연구원들에게 주, 데오스의 축복이 있기를.

며칠 전, 복스 포풀리 형제가 작성한 빛의 너머에은 잘 읽었습니다. 분명 우노스 정교회는 완전무결한 존재가 아니며, 지난 300년 간 저지른 과오 역시 많았다는 것 역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실이 아닌 흠까지 덮어쓸 필요는 없겠지요.

안키아 산성에서 대주교를 모셨던 키릴 주교의 일지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예언자께서는 “비록 산의 광산에서 철을 얻을 수 있다하나, 마법사들과 요정들을 상대하기에는 만들어지는 총의 숫자가 너무 적구나!” 라고 안타까워하셨다. 이에 형제들은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 좀 더 많은 수의 총기를 얻는 방법을 고안하였다…<중략> 마침내 우리는 한명의 대장장이가 하나의 총기를 만드는 것보다, 다수의 사람들이 부품을 만들어 조립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 우리는 그 즉시 산으로 내려가 사람들의 협력을 구하였다.

이 일지를 보면 세가지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첫번째. 이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예언자가 머물고 있던 왕국의 북부 지방은 무척 철이 풍부한 곳이었습니다. 예언자 역시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으며, 총기를 생산하기 위해 광산을 개발하였습니다.

두번째, 우노스 정교회의 형제들은 좀 더 많은 총기를 생산하기 위해 분업체계를 개발하였습니다. 유명한 학자인 하담 스마이스는 그의 저서 <부론>에서 “일반적인 노동자는 혼자서는 하루에 20개의 핀도 만들기 힘들지만, 분업을 하면 하루에 4,800개 이상의 핀을 만들 수 있다”라며 분업으로 인한 생산 과정의 효율성을 제창한 바 있습니다. 정교회의 형제들은 이미 300여년 전 이 사실을 알고 있었고, 실천에 옮긴 첫 사람들이었습니다.

세번째, 이러한 분업 체계는 많은 사람들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키릴 주교는 “그 즉시 산으로 내려가 사람들의 협력을 구하였다”라고 말하였습니다. 이를 보아 이미 안키아 산성 근처의 사람들은 정교회의 형제들과 밀접한 협력관계에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복스 포풀리 형제가 주장한 것과 달리 안키아 산성의 일대는 데오스 정교회를 믿는 사람들이 거주하는 거대한 피난처이자 작은 영지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어째서 복스 포풀리 형제는 스스로가 자비에르 대주교께서 “어찌하여 인간이 요정의 지배를 받으며 같은 인간을 쳐야 한다는 말입니까. ”1)라고 외쳤음을 밝혀냈으면서, 출처도 불분명한 기록을 믿고 자비에르 대주교께서 민가를 습격하고 사람들을 죽이는 모순된 행동을 취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까?

부디 복스 파풀리 형제의 마음에 주, 데오스의 빛이 함께 하기를.

1) 인간의 투쟁에서 참조

댓글

정석한, %2007/%11/%03 %22:%Nov:

"그건, 민가의 사람들이 엘레할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라고 대답하겠습니다 (?)

흑흑. 고목생화 보고 마음이 누그러져서 화해의 제스쳐를 펴보려 했더니, 이렇게 사람을 괴롭히시는군요! (버럭)

 
_엔, %2007/%11/%04 %17:%Nov:

오오. 짧은 글이지만 크리소스토무스 수사님의 말투가 점잖으면서도 참으로 날카롭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