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어틸리아 세부 설정

어둠

악, 혹은 제다이식 용어로 어둠(즉, 다크 포스)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그리고 제다이들이 고민합니다. 문제는 '악이란 무엇인가' '어둠이란 무엇인가'같은 근본적인 것부터 '사람들은 어째서 이렇게 어리석은가', '이 상황에서 나는, 그리고 우리는 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가'같은 절망과 분노, 슬픔이 뒤섞인, 어둠과 동화되어 가는 질문들도 있습니다.

언젠가 누군가 내게 물어본 적이 있다. “어째서 사람들은 다크 포스에 빠져드는 겁니까, 어째서 사람들은 그렇게 서로를 해치는 거죠?” 내가 답해줄 수 있는 말은 많았다. 인간의 어리석음, 시스의 악랄함, 세상살이의 어려움 등등.. 그러나 그건 그쪽도 이미 알고 있을 것이며, 나도 굳이 대답할 필요가 없는 말이었다. 때문에 나는 오직 이렇게 대답했다. “그들은 잠시, 포스의 인도를 놓친 거지.”

물론 내 예상대로 상대는 내 대답만으로 만족하지 못 했다. “허나 포스의 인도, 포스의 뜻은..전 때때로 이해할 수 없어요. 그게 절 어디로 인도할지.” “나도 모른단다.” “예?” 어리둥절한 표정은 아직 어린 티가 꽤 났다. 역시, 아픈 경험을 겪었어도 어리다는 걸까.. “포스의 뜻을 '안다'고 말한다면 그건 오만이란다. 오직 자신의 이성을 통해 포스를 해석할 수 있을 뿐이지.”

이해한 것일까 아닌 것일까, 잠시 생각하는 듯 했다. “그럼, 그럼, 틀릴 수도 있다는 거에요? 아무리 훌륭한 제다이라도?” “물론이지.” “하지만 틀리면 잘못된 길을 걷는다는 거잖아요.” “맞아. 아무리 훌륭한 제다이라도 틀릴 수 있고, 잘못된 길을 걸을 수 있지. 중요한 건 그걸 깨닫는 순간, 자신이 포스의 뜻을 잘못 이해했다는 걸 아는 순간 그걸 바로잡는 거지.”

상대는 잠깐 감탄했지만 곧 쉽지 않다는 걸 깨달은 듯 했다. “하지만 대화에서라면 모를까, 실제는 바꾸기가 쉽지 않잖아요.” “그야 그렇지. 그리고 그 상황에서 변할 수 있기 때문에 '훌륭한 제다이'라고 할 수 있는거야. 사실, 포스의 뜻을 바로 이해하려면 많은 방랑의 시간을 거쳐야 하는 거지. 쉽지 않은 일이지만, 포스 수련도 라이트 세이버 수련도 그런데 이게 쉬울 리가 없잖니?”

오늘의 이해는 이 정도라 하자, 상대는 알겠다며 노력해보겠다며 떠났다. 아무튼, 일단 마음은 진정되었고, 향상심이 생긴 거 같아서 다행이다. 다만 내 가르침에는 거짓이 몇 가지 있었다. 우선, 설사 자신이 잘못되었다는 걸 깨달아도 그걸 바꾸는 건 쉽지 않다. 이미 '훌륭한 제다이'가 되어 보였어도 그건 마찬가지였고. 뭐 이건 상대도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었고 단지 말을 안 했을 뿐이니 거짓말이라 할 수 없을 것이다.

또 하나의 거짓은 보다 심각한데, 내가 마치 많은 방황과 고민 끝에 어느 정도 포스를 이해했다는 듯이 이야기한 것이다. 이는 내가 포스를 전혀 이해하지 못 하고 있다는 자기 비하의 의미가 아니며, 내가 포스의 뜻을 완전히 이해했다는 오만도 아니다. 그보다, 나는 방랑과 탐색의 과정을 걸쳐 답에 도달한 적이 없으며, 나의 포스에 대한 이해는 광신에 가깝다는 게 맞을 것이다.

방황하지 않았다는 것은 남들과 조금 다른 의미일 것이다. 기억이 나는 어린 시절 이후, 나는 이른바 심오한 내적 고민같은 걸 해본 적이 한 번도 없다. 내게 있어서 일이란 '할 것'과 '하지 말 것' 이 두 개 뿐이며, 문제가 생기면 고민할 시간에 그 문제 풀이에 전념했었다. 마스터들은 확실히 이런 성격을 알아 차렸는지 누군가는 '마스터 티로칸과 함께 너무 인간 사회 밖을 돌아다닌 거 아냐'라는 걱정을 해줬었고, 누군가는 '닮을 걸 닮아야지 아카마르를…'이란 걱정 아닌 걱정도 했던 거 같다. 마스터 티로칸은 어떤 말도 하지 못 했지만, 마스터 아카마르는 '때론 방황이 인간을 성장시킬 수도 있지. 넌 완성된 미완이구나.'라고 했던 적도 있을 것이다. 아마 그게 가장 친절한 조언이었을 것이다.

나는 포스의 뜻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다. 포스의 의지가 보이면, 이를 해석하고 그에 따른다. 그렇기에 광신이다. 그나마 한 가지 다행이라면, 아까 말했듯이 내 해석이 잘못되었다 보이면, 이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정말로 포스에 대한 광신이자 오만이며, 시스의 길을 걷는 것이 된다. 그런데, 내가 바꾼 게 정말 맞긴 한 것일까? 알 수 없지만, 아직은 이전 일로 고민하지 않는다.

아까 질문이 그나마 그 정도여서 다행이었을 것이다. 사실 내게 어울리는 질문은 아니지만, 보다 근본적인 '어둠은 대체 뭔가요'같은 정도라면, 내 대답은 언제나 한정되어 있다. “나도 모릅니다.” 내가 찾아낼 수 없는 대답에 대해 대답할 수는 없으니까.

언니

물론 로어틸리아에게도 심적 충격, 고민을 줄 만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자신의 쌍둥이 언니이자 가장 친한 존재였던 피나틸리아의 이탈. 그 이후 그녀의 얼굴에서는 웃음이 사라졌습니다. 단지, 사건의 쇼크만은 아닙니다. 그리고 원래 그리 웃음이 헤픈 편도 아니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의 웃는 얼굴이 누군가와 똑같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어째서 피나틸리아가 제다이를 배신하고 시스가 된 것일까에 대해서 로어틸리아는 알지 못 합니다. 아니 그녀는 알 지도 모릅니다. 피나틸리아가 노리려 했던 대상, 그리고 마스터 티로칸의 이상 증세….그녀가 약간의 조사를 한다면 알 수 있는 문제일 겁니다. 그러나 그녀는 내심의 그것을 거부했습니다. 그녀에게 피나틸리아는 여전히 유일하게 남아 있는 고민이며 집착입니다.

현재는 비교적 드문 편이지만, 과거 제다이가 시스로 전향하는 경우는 꽤 많았고 그 제다이와 친했던 다른 제다이들에게 이 사건은 당연히 늘 큰 충격이었습니다. 그들 중 일부는 상대를 다시 되돌리려 노력하고, 일부는 망각하기 위해 모든 물건을 치워 버리고, 일부는 증오에 빠져 듭니다. 로어틸리아에게 세 가지는 모두 어려운 일입니다. 첫 번째는 이미 심각하게 실패했고, 두 번째는 결코 치워 버릴 수 없는 물건, 즉 자기 자신이 남아 있으며, 지금 세 번째를 시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것이 옳지 않은 길임을 그녀 스스로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스승의 영향도 있지만, 그보단 성격 문제로 제다이 사회 내에서 로어틸리아가 때론 경외를 받지만 결국 상당히 거리감 있는 데 반해, 피나틸리아는 누구나와 친한 편이었습니다. 더욱이 피나틸리아는 시스 전향이라기 보다는 제다이 탈주에 가깝고 당장 사상자를 낸 것도 아닌 상태기 때문에, 많은 제다이들이 그녀가 어느 날 마음을 고쳐먹고 돌아올 거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때론, 로어틸리아에게 이 문제를 가볍게 다루라는 식의 조언을 하는 피나틸리아의 '전' 친구들도 종종 있는 편입니다. 그런 자들에 대해서는 신경을 끄는 게 상책이지만, 한번은 피나틸리아 대역을 맡아달라는 식의 이야길 들은 적도 있었습니다. 이때는 결국 어찌어찌하다가 왼손 의수로 팼었지요. (…)

훈련

기본적으로 제다이는 재능을 타고나야 하며, 그런 훈련생들을 아주 어린 시절부터 철저하게 교육합니다. 그런 환경에서도 게으름 피우거나 농땡이 피우는 녀석들이 나오는 건, 참 신비한 일입니다만 이 또한 포스의 의지인 겁니다. (…) 대체로 어린 시절부터 연습과 훈련하는 법을 배운 만큼, 대부분의 제다이는 성실함에 있어선 자신들을 의심하지 않는 편입니다. 그러나 거기도 예외는 있어서 로어틸리아같은 여자와 같이 훈련을 하면, 생각을 바꿀지도 모릅니다.

그녀의 연습이나 훈련은 어떤 집착이 아닌 그저 '할 일을 한다'에 가깝지만, 거기에 지쳐 떨어지지 않습니다. 훈련생 시절 쌍둥이 언니인 피나의 유혹에 유일하게 끝까지 버틴 것도 그녀였으며, 마스터 티로칸과 함께 극지에 있건, 용암 지대에 있건, 수중에 있건 간에 포스 훈련과 라이트 세이버 훈련은 반드시 다 끝냈다는 전설 아닌 전설이 동기생 모두에게 흘러들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아무튼 현재도 여가 시간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 거 같으니까요.

그녀의 훈련 능력을 가장 빛낸 것은 아마 검술일 겁니다. 그 젊은 나이에 사실상 거의 모든 기본식을 통달해야 한다는 6식 니만을 제대로 익혀서 마스터 아카마르에게 제자로 인정받고, 쟈르'카이까지 익힌 덕분에 일부 훈련생이 그녀를 저주한다는 헛소문이 떠돈 적도 있을 정도죠. 그녀의 검술 소양에 대해서 거의 마스터급이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있었지만, 검에 능통한 자들이 보면 대체로 익힌 기술은 많지만, 그 정도는 아니며 오히려 포스 사용이나 냉정, 냉혹하리만큼 거침없는 전투 태도를 높이 평가하곤 합니다.

댓글

로키, %2007/%07/%23 %09:%Jul:

멋집니다~ 워낙 포커페이스라 PC 중에서는 로어틸리아가 제일 파악하기 까다롭다는 느낌이었는데 (NPC 중에는 피나틸리아..(…)), 이렇게 내면과 속사정이 나오니 좋은 자료가 되네요. 마치 서로 상대방의 웃음과 진지함을 송두리째 가져간 듯 너무 다른 두 자매… 하지만 속내는 사실 얼굴만큼이나 닮은꼴이었던 걸까요. 재굴림 기회도 하나 추가하겠습니다.

 
소년H, %2007/%07/%24 %14:%Jul:

어째서 제 캐릭터들이 다 파악하기 힘든 겁니..(실은 단세포인데 말이죠 (…))

근데 저 윗부분은 외전일까요 설정일까요 (…)

 
로키, %2007/%07/%25 %16:%Jul:

단세포라 파악하기 힘든 겁니..(..?)

 
jedi/pc/til/detail.txt · 마지막 수정: 2007/08/11 21:43 (외부 편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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