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의 해안

안힐라스 남서부의 해안으로, 카타론 신성교국의 성황이 선포한 안힐라스 포교를 위한 다국적 십자군의 근거지이다.

땅의 모습

아나르 시릴의 태양여울 엘프들은 전통적으로 이 해안을 모르팔라스 (Morfalas, 검은 해안), 미나스 이실의 바다요정들은 로르네어 (Lornaer, 조용한 바다)라고 불렀다. 현재 주인인 인간들은 바다요정들과 마찬가지로 항해 조건에 관심이 많아서인지 고요의 해안 (quiet shores)이라고 칭하였다. 이 일대는 하노버나 뉴임페리얼의 입지와 같은 깊은 항만은 없지만, 안힐라스에 부는 편동풍은 대륙 서부에 와서는 기세가 크게 꺾이며 무엇보다 앞바다의 섬들이 파도와 바닷바람의 영향을 줄여서 그야말로 고요한 해안을 만들어냈다.

그런 조건에도 불구하고 대체로 수심이 얕아 전통적으로 큰 항구는 없었던 이곳은 소수의 엘프와 드워프가 흩어져 거주하는 소규모 어항과 어촌이 주거지의 전부였다. 그러나 십자군 상륙은 이러한 상황을 바꿔놓았다. 다른 인간 국가들보다 개척을 늦게 시작한 십자군은 이미 입지를 굳히기 시작한 비엘란트 제국알프 연방 등을 피해 이곳 남서부 해안에 자리잡았으며, 프리포트, 아라벨라 등 비교적 수심이 깊은 입지를 항구로 개척했다.

지질의 대부분이 검은 화산암인 이 일대는 내륙에 물이 귀하며, 땅이 흡수했던 빗물은 난 엘모스와 에미넴 숲에서 바다로 경사져 내려가는 해안 지대에서 솟아나와 샘이 된다. 따라서 정착촌은 해안에 주로 분포해 있고, 십자군 역시 내륙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화산암은 해안에서는 파도에 검은 모래와 돌로 부서져 검은 모래사장을 이루며, 태양여울 요정들이 부르던 이름은 여기에서 유래한다.1)

얕은 백사장인 남쪽 해안과는 달리 서쪽 연안은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 대부분이어서 주거에도, 항만에도 적합하지 않다. 바다요정들은 두랑크 (Dulanc, 검은 절벽), 인간들은 덩켄이라고 부르는 이곳에는 십자군 세력 중 하나인 자유의 형제단 용병단이 자리잡고 있다. 해안과 에미넴 숲 사이의 척박하고 험난한 빈 땅은 노스탤지어와 십자군 사이의 완충지대 역할을 하고 있는데, 십자군 사령관인 발데스는 이곳을 개척해 안힐라스 남서 지역을 장악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주요 지역

바다의 벽 (The Seawall)

고요의 해안 앞을 막아선 섬들은 바람과 파도에서 해안을 보호하는 천연 방파제를 이루고 있다. 이들 척박한 암석투성이 섬에는 사람이 살지 않으며, 이들 섬 주변의 암초지대는 숱한 배의 무덤이 되기도 했다.

아라벨라 (Arabella)

안힐라스의 남서쪽 구석에 있는 아라벨라는 포교 중 순교한 성녀의 이름을 딴 항구 도시로서, 고요의 해안에서 가장 큰 도시이기도 하다. 고요의 해안 치고는 비교적 거센 바람을 맞고 있지만 수심이 깊어 큰 배도 들어올 수 있는 이곳은 '바다의 벽'을 연장하는 방파제 건설 작업이 진행 중이다. 교역보다는 군사항으로 발달한 이곳은 십자군 총사령관인 '사생아' 엑토르 발데스의 영지이기도 하다.

글로리움 (Glorium)

아라벨라에서 길을 닦아 만든 내륙 전진 기지이다. 우물을 파고 길을 따라 물자를 나르는 등 이 척박한 곳을 발판삼아 내륙을 개척하고 이종족 저항군을 몰아내겠다는 '사생아' 발데스의 의지는 확고하다. 한편 이러한 내륙 개척 의지는 발데스가 부사령관 알더 슈바르츠의 야심과 알프 연방령과의 친목을 견제하는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뉴햄프셔 (New Hampshire)

십자군의 주축을 이루는 작센 공국의 근거지이며, 고요의 해안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이다. 해안의 네틀리 항만에서 햄블 강2) 을 타고 올라오면 강 연안 교역도시인 뉴햄프셔에 닿는다. 도시를 굽어보는 언덕 위에는 뉴햄프셔 영주이자 십자군 부사령관인 알더 슈바르츠 백작의 성을 볼 수 있다.

프리포트 (Freeport)

십자군의 주축 중 하나인 용병단, 자유의 형제단은 서부의 깎아지른 절벽을 엘프들이 부른 이름 두랑크를 차용했다. (따로 이름 짓기가 귀찮았다는 것이 옳을지도 모른다.) 다양한 언어와 방언이 난무하고 언어적 정밀성에 관심이 없는 이 조직의 성격상 시간이 지나면서 이 이름은 덩켄이 되었고, 이 이름은 인간들이 부르는 지명이 되었다.

프리포트는 이 덩켄 절벽의 협곡을 따라 들어오면 펼쳐진 해안에 자리잡은 항구이다. 입지 자체는 좁고 수심이 얕지만 방어하기는 좋으며, 바람도 들지 않는데다 같은 십자군도 감시하기 어려운 (내지는 쉽게 무시할 수 있는) 입지상 자유 형제단이 선호하는 항구이자 밀수와 노예매매의 천국이 되었다. 이곳의 엄청난 이윤에는 정규 십자군 역시 참여하고 있으며 카타론 교국에서는 적당히 외면하고 있다는 소문도 돈다.

1) 예 고요의 해안은 제주도인 듯합니다 죄송ㅠㅠ 해안 주변에만 도시 표시가 있는 거 보고 덥썩..
2) 남쪽 난 엘모스 산맥에서 발원한 강의 지류로, 한쪽 지류는 엠란과 요크셔로 흐르며, 엠란에서 갈라진 강줄기의 동쪽 줄기는 요크셔, 서쪽 줄기는 뉴 햄프셔와 네틀리로 흐르는 햄블 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