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토르 발데스

요약

카타론 신성교국 휘하 십자군의 총사령관으로서, 플라테아 국왕의 아들이라는 소문 때문에 '사생아'라는 별명이 붙은 용병대장.

어린시절

엑토르의 아버지는 평민 출신 군인으로 플라테아 국왕 프루덴시오 2세가 아끼는 무장이 된 트리스탄 발데스였다. 아니, 적어도 트리스탄은 어머니의 남편이었다는 점에서 원론적으로 아버지로 추정한다는 것이 옳을 것이다. 트리스탄이 국경 분쟁 중 전사한지 10개월 후에 엑토르가 유복자로 태어났는데, 국왕이 그 전후에 트리스탄의 아내 로사리아를 가까이했다는 소문이 있었고 트리스탄은 죽기 몇 개월 동안 집에 들르는 일이 별로 없었던 정황 때문에 엑토르는 처음부터 국왕의 사생아라는 의심을 받았다. 트리스탄이 죽기 몇 개월 전에 국왕이 그에게 영지를 하사하고 작위를 내린 정황에 비추어 트리스탄이 국왕에게 아내를 바쳐 입신양명했다는 설도 있고, 트리스탄이 아내와 국왕의 관계를 눈치채자 국왕이 그를 전장에서 암살했다는 흉흉한 소문도 있다.

소문이 사실이든 아니든 프루덴시오 2세는 로사리아와 엑토르의 든든한 후원자였고, 국왕이 하사한 시골 영지에서 자라면서 엑토르는 1년에 한 번 정도는 어머니와 함께 궁에 부름받아 국왕과 그 가족과 시간을 보냈다. 엑토르가 신심이 강한 것을 프루덴시오 2세는 특히 마음에 들어했고, 사제가 될 수 있도록 교육을 후원해주겠다고 제안했다. 아이는 어려서부터 힘도 세고 몸이 날랬지만, 특히 로사리아는 엑토르가 아버지를 이어 군인이 되는 것을 바라지 않았기에 아이는 열세 살 때 카타론 신성교국으로 건너가 신학과 수사학, 논리학 등 사제 교육을 받기 시작했다.

본인에 대한 소문이란 소문의 당사자가 가장 늦게 아는 일이 많게 마련이다. 그것도 종종 최악의 방식으로… 비록 플라테아 왕국이 교국의 오랜 동맹이나 하나 카타론의 유서깊은 귀족집 자제들이 보기에 엑토르는 변방 출신의 촌뜨기일 뿐이었고, 그의 뛰어난 능력은 몇몇 학생들에게는 질시의 대상이었다.1) 소년이었던 엑토르 본인이 자신의 재능에 대해 절대 겸손하지 않다는 점도 갈등을 더욱 부추겼다. 급기야 어느날 말다툼이 벌어졌고, 학생 하나가 조그마한 변두리 나라 왕의 후레자식이라고 잘난척하느냐고 엑토르에게 야유를 보냈다.

어른들까지 달려들어 간신히 떼어놓지 못했더라면 열다섯 살 엑토르는 그 학생을 때려죽였을 것이다.

기숙사 방에 갇혔던 엑토르는 한밤중에 창을 깨고 말을 훔쳐서 사라졌다. 일 주일 후 거의 거지꼴을 하고 저택에 도착한 그가 경악한 어머니 로사리아와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는 그 둘 말고는 아무도 모른다. 하인들도 고함소리와 눈물이 뒤섞인 말다툼을 들었을 뿐이다. 한 시간 후, 붙잡는 어머니를 뿌리치고 엑토르는 집을 나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사라졌다.

성인기와 안힐라스

학교에도 다시는 나타나지 않고 로사리아의 간청으로 국왕마저 수배해도 찾을 수 없던 소년은 7년 후 성인이 되어 다시 플라테아에 나타났다. 이웃나라 아시에르의 침입에 대비해 국경을 강화할 때 푸르덴시오 2세가 고용한 '붉은 독수리 (Red Eagles)' 용병단의 젊은 유격대장으로서… 떠나있는 동안 마음이 정리가 되었는지 그는 어머니와 재회했고, 반갑게 맞아주는 국왕과 그 가족에게도 따뜻하고 정중했다. 그러나 플라테아에 남으라는 부탁만은 거절하고 분쟁이 끝난 후에는 용병단과 함께 떠났다.

이후 대륙의 크고작은 분쟁 속에서 발데스는 실전 경험을 쌓으며 용병대에서도 점점 중책을 맡았다. 국왕과 직접 연줄이 있는 그는 용병 일로 플라테아에 들르는 일이 많았고, 군사고문 자격으로 고용되어 플라테아 군대에서 일하기도 했다. 국왕뿐 아니라 그 뒤를 이을 하비에르 왕자에게도 신뢰를 받으며 용병대장으로 명성을 떨쳐가던 그는 용병이라는 지위 때문에 카타론이나 플라테아와 관계가 원만하지 않은 국가에 파견되어 비공식 사절 역할을 하거나 교국의 눈과 귀가 되기도 했다.

그가 처음 안힐라스의 땅을 밟은 것도 십자군 사령관이 아닌 용병대장으로서였다. 성황과 프루덴시오 2세의 종용으로 알프 연방과 계약해 안힐라스로 건너간 그는 안힐라스 남부의 상황을 소상히 관찰하고 본국에 보고를 올렸다. 안힐라스에서 얻을 수 있는 부와 제국을 견제할 필요성, 그리고 아직 개척하지 않은 남서부의 가능성에 대해 발데스가 올린 보고는 결국 카타론 성황이 안힐라스 십자군 선포를 결심한 한 가지 요인으로 작용했다.

성황의 십자군 선포는 우연히(?) 발데스의 알프 연방과의 계약기간 만료시기와 일치했고, 서쪽 확장을 고려하고 있던 알프 연방 점령군은 어제의 고용병이 스스로 서쪽으로 진군해 고요의 해안 일대를 점거하는 것을 보고 경악했다. 빛의 이름으로 고요의 해안에 빛의 십자가와 붉은 독수리의 깃발을 세운 발데스를 성황은 크게 치하하며 십자군 사령관으로 임명했고, 그 이래 안힐라스 남서부는 십자군의 세력권이었다. 발데스의 계산대로 알프 연방은 종교적 명분을 앞세우고 성황을 등에 업은 십자군과 척박한 땅을 두고 전투를 벌일 가치는 없다고 판단하여 십자군과 알프 연방 점령지 사이에 큰 충돌은 없었다. 노스탤지아가 공동의 적으로 있는 한 더더욱…

현재

40대 중반의 발데스는 중후하면서도 날카로운 인상의 미남이며, 검은 눈을 반짝이는 차가우면서 세련된 미소가 매력적이다. 전장에서도 마치 궁정에서처럼 깔끔한 모습을 갖추는 멋쟁이로 이름높은 그는 여자들에게 인기가 절대적이어서 본토에 있을 때도 질투에 불타는 온갖 계급의 남자들과 결투를 벌여 숱하게 부상을 입히거나 죽이는 문제를 일으켰다. 본토에 소귀족가 출신 아내와 아이들이 있지만 돈을 보내주는 것 외에는 만난지도 오래 되었으며, 여러 집 살림을 하고 있다는 소문도 있다. 안힐라스에서는 당연히 엘프 노예를 비롯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수많은 여자를 두고 있다.

알프 연방에서는 교활하다고 치를 떨고 카타론의 성황은 신이 내린 지혜를 갖추었다고 칭찬한 발데스는 상황을 빠르게 파악하고 이용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부하들과 친화력도 강해서 붉은 독수리 용병단은 그에게 절대적으로 충성한다. 신앙심이 강하다고 알려진 그는 군영에서도 예배에 빠지는 일이 없고, 진심인지 야심 때문인지 신성교국과 플라테아 왕국에 늘 충성해왔다. 또한 계약을 어긴 일이 없는 나름 '정직한' 용병이기도 하다. 알프 연방에 물어보면 얘기가 좀 다르겠지만, 그때마저 계약 만료 이후 행동했으니 엄격히 말하면 계약 위반은 아니었다. 물론 계약을 연장할 듯 얘기하면서 연방을 안심시킨 언행도 문제삼을 여지는 크지만.

이렇듯 검증받은 충성과 능력에도 불구하고 머리좋은 야심가이며 용병인 그를 완전히 믿을 수 있겠느냐는 교국과 왕국 내의 신중론도 있으며, 이러한 우려는 뉴 햄프셔를 발데스가 아닌 나중에 도착한 알더 슈바르츠에게 맡기는 인선의 고려사항이 되기도 했다. 이런 정황에 대해 발데스는 언제나 그렇듯 조금도 속내를 내보이지 않는다. 두려운 추진력과 의지력으로 이종족과 싸우고 슈바르츠와 연방을 견제하며 상황을 개선해갈 뿐.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이 용병대장이 앞으로 안힐라스의 분쟁 상황을 어떻게 바꾸어갈지 서대륙의 국가들은 주목하고 있다.

1) -10CP짜리 질투 단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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