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로 데 로씨

십자군 점령지 서안에 근거지를 둔 무법자와 용병들의 연합인 자유 형제단은 정식 지도자가 있을 수 없는 성격의 조직, 아니 엄밀히는 조직도 아니지만, 덩켄 주변에 활동하는 이라면 누구도 무시할 수 없으며 무서워서라도 한 번쯤 귀는 기울일 만한 사람이라면 밀수꾼인 '신사' 칼로 데 로씨가 있다. 작은 몸집의 조용하고 예의바른 사내인 데 로씨는 합법적인 상업과 밀수로 엄청난 부를 축적했으며, 장사에 방해가 되는 경쟁자는 무자비하게 제거하기로 악명이 높다. 자유 형제단 특유의 혼란스럽고 배신이 난무하는 정치에도 능해서 형제단 내의 연맹을 만들고 필요하면 거리낌없이 뒤를 찌르는 능력은 따라갈 사람이 없다.

데 로씨가 다루지 않는 유일한 품목은 노예로서, 그는 노예상인이나 노예사냥꾼에 대해 감정이 좋지 않다고 알려졌다. 근절시키려 했다가는 어느 뒷골목에 변사체가 되어 나타나기에 딱 좋은 만큼 그런 무모한 시도를 하지는 않지만, 그는 노예무역과 관련이 있는 인물과는 잘 관여하지 않으려 하고 대할 때의 태도도 평소의 그답지 않게 차갑다. 그가 가끔씩 돈을 풀어 노예를 사들였다가 풀어준다는 소문이 있는데, 사실이라면 안보와도 직결이 되는 문제인 만큼 그의 큰 약점이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