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 연방령

본래 파우그 부족연합의 드워프들이 거주하다가 지금은 알프 연방이 점령한 지역이다.

역사와 현재

약 2500년에서 2000년 전 드워프의 발원지인 북 난 엘모스 산맥에서 파우그 부족이 갈라져 나왔을 때 이들은 남하하여 남쪽 난 엘모스 산맥 각지로 확장했다. 이때 더 남쪽으로 내려온 일부 부족은 난 엘모스의 험준한 산지가 해안을 향해 완만히 낮아져가는 산지와 구릉지대를 발견하고 광산을 개발하며 정착했다. 이 일대는 파우그 드워프 방언으로 가리노스 (Gharinos), 즉 언덕 많은 땅이라는 이름이 붙었고, 이곳에 사는 드워프 부족들은 흔히 언덕 드워프라고 했다. 이들 언덕 드워프는 가리노스 일대에 풍부한 니켈, 주석, 구리, 금, 각종 보석 등을 채굴해서 원자재 그대로, 혹은 무기와 도구, 장신구 등 공산품을 만들어 활발한 교역활동을 했다. 이들은 육로나 강줄기를 따라 산지의 드워프들과 만다란 정글의 인간 부족들, 심지어는 미나스 이실의 바다요정들과도 물건을 사고팔며 번성했다.

알프 연방이 이곳에 상륙했을 때 언덕 드워프들은 처음에는 저항했지만, 중과부적이 되자 난 엘모스 산맥을 향해 북으로 피했다. 미처 피하지 못한 이들은 노예가 되었고, 노예가 되기를 거부하고 싸운 이들은 죽었다. 알프 연방이 가리노스 일대에 대한 통제력을 굳혀가면서 본토에서 소귀족과 평민들이 몰려왔고, 이들은 총독의 정착 정책에 따라 땅을 분배받아 광산업과 농업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한몫 잡을 만한 운과 판단력이 없는 이들도 몸으로 때울 각오가 되어있다면 군인이든 벌목꾼이든 노예 사냥꾼이든 입에 풀칠은 할 수 있는 이곳으로 본토에서 살길이 막막한 이들이 수없이 건너왔고, 여기에 노스탤지아와의 전투까지 겹쳐 연방령 북부는 개척지의 활기와 위험이 넘치는 곳이다. 남쪽 요크셔나 위노스에는 본토인들에게 친숙한 안락과 우아함이 있지만, 그마저도 언제 위험해질지 모른다는 개척지의 현실을 한시라도 잊는 이는 없다.

땅의 모습

하리스 만을 중심으로 서쪽은 난 엘모스 발치의 산지가 바다를 향해 점점 낮아지다가 해안에서는 평지와 나지막한 구릉지대가 된다. 산이 많은 북부는 농업에는 적합하지 광물 생산성이 높으며, 드워프 노예를 앞세운 새로운 광산 개발도 활발하다. 남쪽과 서쪽의 구릉과 평원 지대에는 특히 몬테마르 강을 중심으로 농업이 발달했으며, 노천 광산도 볼 수 있다. 고요의 해안의 현무암 지대와 겹치기 시작하는 서부는 햄블 강 유역 정도 외에는 생산성이 풍부하지 않다. 동쪽을 향해 서쪽이나 남쪽보다 훨씬 완만하게 낮아지던 땅은 바닷가에서 갑자기 끊어지면서 하리스 만에 면한 절벽지대를 이룬다.

하리스 만 동쪽은 북동부에는 정글과 늪지, 북서부에는 돌투성이 산지와 구릉이 주를 이룬다. 서쪽 해안은 험난한 절벽지대가 대부분이어서 절경으로 소문난 대신 항구는 발전하지 못했다. 그나마 남쪽을 향해 급격히 지대가 낮아져 남서쪽의 위노스가 협만 깊숙히지만 항구 기능을 하고 있다. 지대가 동쪽을 향해 급격히 낮아져 포트마이어와 그 북동쪽에는 세이블 두 주요 항구가 생겼다. 세이블은 귀금속과 보석, 털가죽, 차, 노예 등을 수출하는 상업항, 포트마이어는 무기와 군인이 주로 드나들고 큰 군영이 있는 군항의 성격이 있으나 양쪽 모두 상업과 군사를 겸하고 있는 도시이다.

알프 연방령은 '가리노스'의 변형으로 추정할 수 있는 하리스 만 서쪽과 동쪽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이렇게 지리적으로 분리가 되어 있고 위노스 정도 외에는 하리스 만에 면한 항구가 없는 여건은 상호 왕래와 소통을 제한하여 연방을 이룬 왕국과 귀족들 사이에 불신과 경쟁을 조장하고 있다.

서부 주요지역

요크셔

서부의 중심 도시로서, 캄란 왕국 엔슬리 공작가의 적자 안드레아스가 후계자로서는 이례적으로 직접 통치하고 있다. 안힐라스에 가문의 미래를 건 야심이라는 설도 있고, 본토에서 가문 내에 문제가 있어 쫓겨왔다는 얘기도 있다. 안힐라스 귀족협의회는 요크셔와 위노스에서 번갈아 개최한다.

엠란

햄블 지류와 몬테마르 본류1)가 갈라지는 입지에 있는 엠란은 연방령 서부의 교통 중심지이다. 육로와 하상 수송 및 여객은 대부분 이곳을 거쳐간다. 사일리스의 앙트완 패링턴 백작이 통치하다가 병으로 죽었으며, 현재는 그의 일곱 살짜리 아들인 어린 앙트완이 공식적 통치자이다. 따라서 실제 통치자는 어린 앙트완의 이름으로 다스리는 그의 어머니 멜리사 패링턴이지만 그녀의 위치는 친척들, 특히 도시 상비군을 이끌고 있는 시동생 카알에게 도전을 받고 있다. 그가 도시를 아예 힘으로 차지하고 어린 앙트완의 후견인을 자청한 뒤 엠란과 백작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는 소문도 돌고 있다. 강한 원군이 필요한 그녀에게는 기사부터 용병까지 온갖 구혼자가 들끓지만, 자신과 아들의 미래가 걸린 일인 만큼 멜리사는 특히 얻어낼 것이 있는 사람에게는 딱 잘라 거절은 하지 않은 채 여러 사람에게 여지를 남겨두며 엠란을 둘러싼 급박한 정세 속에 줄타기를 하고 있다.

비질런스

서쪽 십자군령과의 경계에 선 작은 요새로, 비록 연합 개척기지도 함께 운영하고 지원하는 우방이라고 하나 요새의 이름은 아무리 친구라 해도 방심하지 않는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을지 모른다. 엘베이라의 쿠들로우 남작가 출신 기사 '멋쟁이' 에메릿 경이 지휘하고 있다.

록윌

에미넴 숲 서쪽 노스탤지아 압박 작전의 최전선에 위치한 록윌은 주로 아린과 캄란의 신뢰를 받는 인사들이 지휘를 맡고 있다. 사령관은 사일리스의 케빈 도어 경으로, 지극히 실리적이고 강인한 군인이지만 너무 강직한 데다 평민 출신이라 귀족 장교들을 통제하는 데 가끔 어려움을 겪는다. 더군다나 내부에는 서로 다른 출신과 이해관계 때문에 알게모르게 알력이 있어 더욱 지휘체계에 혼란이 오기 쉽다. 그런 와중에도 잘 훈련받은 장병들은 나날이 숲 깊숙히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이곳은 큰 벌목기지와 인접해 있으며, 벌목꾼 무리가 노스탤지아나 엘프들과 충돌이 있으면 즉시 지원할 수 있다. 여러모로 록윌은 군인이든 민간인이든 무기를 내려놓을 수 없는 곳이다.

던더버그

연방령 서부 육로 교통에 엠란 다음 가는 중심지로, 오지 요새인 록윌과는 대조적으로 교통여건과 주변의 광산 때문에 광물, 무기, 노예, 가축 등의 교역과 이동이 대규모로 이루어지는 활발한 상업 도시가 주변에 생겨났다. 그러나 분위기는 활기차거나 안정되었다기보다는 군인이 몰려다니는 길 한켠는 노예들이 끌려가고, 상인들도 계산대 뒤에 십자궁이나 도끼 등 무기를 준비해 놓는 살벌하고 거친 곳이다. 던더버그 요새는 또한 난 엘모스 일대를 압박하는 소규모 요새들을 총괄하고 지원하며, 광산 노예들의 폭동이나 불온한 움직임을 진압하기 좋은 위치에 있기도 하다. 마르헨 출신의 더들리 댄포스2) 경이 지휘하고 있다.

동부 주요지역

위노스

하리스 만 최대의 항구로, 깊은 협만 안쪽에 자리해 있어 선원들은 '수줍은 위니 아가씨'라고도 한다. 때로 수심이 위험하도록 얕아지는 이 협만을 지나는 배는 대부분 작고 바닥이 얕은 것이며, 범선은 왠만큼 다루기 쉽고 항해사가 실력있는 배가 아닌 한 협만 밖에 닻을 내리고 안으로는 보트를 보낸다. 어느 항구이든 사창가는 있게 마련이지만 위노스는 유달리 세련된 매춘 문화가 발전하여서, 왠만한 남자는 상대도 안하는 고급 창녀도 있으며 매춘부 노동조합도 크게 발전했다. 요크셔와 함께 알프 연방령 최대의 도시인 위노스는 규모는 요크셔보다 작지만 한결 우아하고 풍요롭다. (캄란이나 엘베이라 사람의 눈에는 알테르 특유의 타락하고 사치스러운 문화이지만.) 이곳에 건너와 공을 세운 뒤 공작 칭호를 받았으며 서부 전체의 총독이기도 한 알테르의 브리앙 뒤브와 공작이 통치하고 있다.

세이블

루켈 남동쪽의 오랜 상업 항구로, 이름처럼 원래 사냥꾼들이 털가죽을 본국으로 보내던 항구였다. 이곳은 본국에서 본격적으로 정복 사업에 눈을 돌리기 훨씬 전부터 작은 어촌이 항구 기능도 하게 된 곳으로, 당시에는 주로 드워프 원주민과 몇몇 인간 이주민이 어우러져 살던 곳이었다. 이후 알프 연방의 정책이 교역에서 정복으로 전환하면서 군항 기능도 하게 되었으며, 본국에서 엄청나게 이민 인구가 쏟아져 들어오면서 도시의 규모도 커졌다. 이곳에 원래 살던 인간 주민 및 그들의 후손은 노예를 부리고 옛 드워프 이웃의 땅을 얼씨구나 차지하는 이도 많았지만, 새로운 인간 이주민을 침입자로 간주하고 지금의 본국 정책에 반발이 있는 인간 주민도 상당수 있다.

그런 세이블에는 인간 노스탤지아 협력자가 들끓는다는 소문이 있어서 본국에서는 짠물깨나 먹은 질긴 아린 출신 해군제독 사이루스 솔트람을 보내왔다.3) 기대한 효과는 세이블 내 불온세력을 대대적으로 소탕하는 것이었지만, 은퇴가 가까워온 고집불통 노군인은 왠지 발을 질질 끌고 있다. 세이블 촌장이자 세이블에 가장 오래 거주한 인간 가문의 장로 아론 설리반과 한 팔씨름에 져서 함부로 시민들을 건드릴 수 없게 되었다는 믿기 어려운 풍문도 있다. 교체하려고 해도 왕년에 세운 공 때문에 인망이 높고 왕궁에도 연줄이 있는 솔트람은 뒤브와에게도 쉬운 상대는 아니다.

라트노스

포트마이어를 내륙의 도로망과 연결하는 동부 교통의 요충지이다. 귀족이 지배하지 않는 자치도시로서 길드연합이 협의하여 통치한다. 현재 도시 대표는 차 상인 알프레드 비어즐리인데, 실세는 그의 아내 리비아라는 얘기도 있다.

포트마이어

알프 연방령 동부의 대표적인 군항으로, 해군 제독 로널드 칼라일 백작이 통치하고 있다. 칼라일은 솔트람의 오랜 친구이자 후배로, 엉뚱하고 고집이 센 솔트람과는 달리 고지식하고 명령에 충실한 군인이다.

루켈 요새

남부 난 엘모스와 아렌 고원을 압박하는 변방 요새로서, 높은 바위언덕 위에 우뚝 선 모습이 인상깊다. 사령관은 노기사 루칸 엘리슨 경이다.4) 현재 이곳에서는 정착민 확보를 통한 안보를 위해 죄수와 노예를 동원해 늪지를 경작지로 바꾸는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데, 고인 물 때문에 이질과 말라리아 등 병이 돌기도 하고 물이 역류해 인부가 죽는 등 가혹한 환경과 악재가 겹쳐 폭동이 일어나기도 했으며, 노예들이 혼란을 틈타 만다란 정글로 사라져버리기도 했다. 루칸 경은 결코 모진 사람은 아니지만 본국과 뒤브와 공작의 명령인 만큼 자금도 식량도 장비도 부족한 악조건에 난색을 표하면서도 본국의 압박을 적당히 막아내는 동시에 인부들에게는 악감정의 표적이 되어가며 묵묵히 삽질하고 노력하고 있다.

1) 세상 일이 그렇듯 십자군에서는 햄블이 본류, 몬테마르가 지류라고 한다
2) 이제 그냥 귀찮구나?[..]
3) 또 귀찮아진 거? [..]
4) 그래요 이젠 이름짓기 귀찮아요 엉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