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티아스 펜너 ====== ===== 일기 ===== * [[mattias_opinion]] * [[mattias_reply]] * [[mattias_fanletter]] ===== 배경 ===== {{nation_building:mattias_penner.jpg |마티아스 펜너}}글렌포드 대학에 있는 63세의 교수. 자녀는 모두 장성했고 부인인 릴리안 펜너 여사와 둘이 살고 있습니다. 은퇴를 바라보는 나이이지만 마지막 연구작업으로 왕국의 건국에서 다양한 민족과 종교의 영향을 재조명하고자 합니다. [[rudith_runforth]]와 [[phidias_barsac]]의 스승이었으며, 자신이 가장 아낀 두 제자, 특히 피디아스에 대해서 늘 안타까운 마음이 있지요. 민담과 음유시에 관심이 많아 [[halluk_malden]]과 오랜 세월 서신을 교환해 왔으며, 주류 학자들이 이야기꾼 정도로 치부하는 말덴을 높이 평가합니다. 반면 경직되고 편협하다고 생각하는 [[chrisostomus]]와는 종종 충돌해왔습니다. 같은 대학의 교수인 [[antonio_cattus]]의 학문적 능력을 누구보다 인정하지만, 역사에는 정치나 경제뿐 아니라 다양한 인과가 있게 마련인데 너무 좁게 본다며 비판합니다. 그래서 더욱 말덴이나 [[marcel_proust]]처럼 역사학계의 주류에서 벗어난 논객의 글에 관심이 깊은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프루스트의 실체가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손녀 릴리인 것은 꿈에도 모르고 있지요. 그러나 그저 인자하고 너그러워 보이는 펜너 교수의 과거에도 후회는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그의 제자 피디아스 바르삭에 대한 것. 펜너는 피디아스가 '반역의 고장' 벨게스트 출신인 것을 알고 나서도 역사학에 대한 그의 열정을 격려했고, 마음이 잘 통하는 제자로서 아꼈습니다. 모든 것은 피디아스가 손녀 릴리에게 청혼할 때부터 어긋나기 시작했습니다. 마티아스는 그답지 않게 역정을 내면서 혼담을 끊어버렸고, 표면적인 이유는 릴리가 아직 어려서 약혼하기는 이르다는 것이었습니다. 진짜 이유는 피디아스의 출신에 대한 편견이었다는 것을 당시에는 자신에게도 인정하지 못했습니다. 릴리에 대한 청혼이 있고 나서 피디아스에 대한 펜너 교수의 태도는 전과 달리 냉랭해졌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펜너 교수는 대학에서 연구 자금 지원을 받을 학생을 하나 추천해야 했습니다. 그는 제자 중 가장 뛰어났던 두 사람 중에 선택해야 했지요. 루디스 런포스, 혹은 피디아스 바르삭. 피디아스의 출신과 경제사정으로는 이 추천을 받지 못하면 학계에 남기 어렵다는 것을 펜너 교수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쌓인 성과와 장래성을 보면 자격도 충분했습니다. 하지만 루디스 역시 가정이 가난하고 학문에 대한 열정과 능력도 뛰어났지요. 펜너 교수는 결국 피디아스가 아닌 루디스를 추천했습니다. 루디스도 자격이 충분하니까 좋은 선택이라고 스스로 정당화하며... 어쩌면 그 생각은 틀리지 않았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당시 그는 객관적인 판단을 할 마음 상태가 아니었다는 점이 펜너 교수를 가장 괴롭히는 점입니다. 그 결정을 들은 순간 피디아스의 표정을 그는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자신이 어쩌면 편견 때문에 한 청년의 학문적 장래를 매장해버린 것이 아닐까 생각하면 그 부끄러움과 회한은 끝이 없습니다. 그 일 이후로 피디아스가 어떻게 변했는지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펜너 교수와 피디아스의 일은 아무것도 모르던 루디스도 대학에 남는 것을 포기하고 왕실 사학자로 들어갔고, 가장 아끼던 제자를 둘 다 붙잡지 못한 펜너 교수는 자신의 학문적 일생에 심각한 회의를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은퇴를 진지하게 고려하던 그를 붙잡은 것은 폐하가 명령한 역사서 재편찬 작업이었습니다. 그가 아직 소년이던 때 일어난 대화재에 주옥같은 사료들과 멜리아도르의 연대기가 왕립 도서관과 함께 불타버렸었지요. 어쩌면 그는 그 엄청난 손실을 만회하는 데 평생을 바쳐온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 작업이 결실을 맺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다면, 그리고 기여할 수만 있다면... 그리고 어쩌면 그를 용서하지 못하는 제자에게 다시 이전의 열정과 순수를 되찾아줄 수만 있다면. 그래서 그는 학자로서의 인생에 마지막이 될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초심으로 돌아가는 설레임으로, 그리고 속죄의 진심으로. 그 진심이 피디아스에 닿기를, 그리고 자신처럼 편견으로 인해 후회할 결정을 내리는 사람이 나오지 않기를 펜너 교수는 바라고 있습니다.